대한생명보험 STX 셀트리온 등 10여개 상장사들이 10월 이후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불투명해진 경기상황과 주가악재 등에 시달리고 있는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일부 상장사들은 보다 빠른 주가회복을 위해 장내에서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한다. 경영진들은 항상 주주들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보금은 물론 개인자금까지 사용해 주가안정을 꾀한다.

그러나 이와는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대표이사가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자 차익실현에 적극 나선 메디포스트와 연중 최저점인데 장내에서 대표이사 회장이 보유주식을 날마다 판 배명금속이 그 장본인이다. 주주가치를 무시한 이들 경영진의 결정은 결국 주가그래프를 바닥 없이 끌어내리고 있다.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대표이사(등기임원)는 지난달말 보유 중인 자사의 주식 11만주(지분 1.57%)를 장내에서 1주당 21만원이 넘는 가격에 매도해 232억원 가량을 마련했다. 양 대표의 매도타이밍도 절묘해 사상 최고가(24만원대)에 근접한 수준에서 모두 팔아치웠다.
[여의도퍼트롤] 상장사 경영진들 염치없는 株테크
메디포스트는 당시 양 대표의 처분 이유에 대해 '유상증자 참여 자금 및 병원설립을 위한 용도'라고 밝혔지만, 애널리스트들은 '궁색한 변병'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유상증자 시 발행될 신주의 가격도 당시 주가대비 절반 이상 쌌기 때문이다.

배명금속의 최석배 대표이사 회장은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모두 160만주(지분 1.69%)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이로써 최 회장의 보유지분은 11%대에서 9%대로 낮아졌다.

배명금속은 1일 전날보다 7.55% 급락한 294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달 27일 이후 단 하루를 제외하곤 날마다 하락했다. 특히 이날 장중엔 연중 최저점인 285원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배영금속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자금이 필요해 장내에서 매도 중인 것으로만 알고 있다"며 "앞으로 보유주식을 더 팔 지 여부 등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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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경영진들은 보유주식을 매도할 때에도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장내가 아닌 장외에서 매도하거나 수급상황이 좋아져 거래량이 많아졌을 경우 등을 이용해 매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경영진이 개인적인 이유로 장내에서 대규모로 보유지분을 매도한다면 주주들에게 그 만큼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