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태양광주의 반등세가 거세다. 8월 이후 폭락장에서 업황둔화 우려까지 겹치며 주가가 반토막 이상 났던 것과 달리 남다른 상승세를 뽐내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저가 매력 외에 뚜렷히 달라진 점은 없다며 추가 상승을 경계하고 나섰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태양광 대표주자인 OCI는 지난 5일 저점 17만4500원을 기록한 후 23만원대까지 주가가 회복됐다. 전날(종가기준)까지 주가 회복율은 33.52%에 이른다.

잉곳·웨이퍼업체 웅진에너지는 10월초 저점 대비 50% 급등했고, 신성솔라에너지도 34.56%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중국기업 성융광전투자는 90.45% 치솟았다.

OCI의 경우 지난 9월 28일 40만주의 자사주 취득 처방을 내린 후 주가가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자사주 취득은 오는 12월 28일까지 진행된다.

대규모 공급계약 해지를 발표해 태양광주를 암흑으로 몰아넣었던 웅진에너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웅진에너지는 지난 9월 23일 오스트리아 태양전지 제조업체인 블루칩에너지와 계약했던 1215억원 규모의 장기공급 계약을 해지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한 달만에 태양광 관련업체의 주가가 급격히 돌아선 것은 증시 전반이 안정을 되찾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폴리실리콘 가격이 추락했던 만큼 유럽위기가 안정화된 것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식경제부가 지난달 27일 월 소비전력 600kWh 이상인 전기 다소비 가구를 대상으로 별도의 비용 부담 없이 태양광주택을 보급하는 프로그램인 '햇살가득홈'을 내년 3월 출시한다고 밝힌 것도 투자심리에 도움이 됐다.

다만 업황이 개선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주가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사태가 진정되면서 태양광주도 급하게 반등했다"며 "OCI의 경우 자사주 매입에 따른 영향으로 추가 상승할 여지는 있지만 업황을 밝게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최근 주가 상승에 저가 매수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도 "태양광주의 최근 반등은 바닥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라며 "급격히 상승한 만큼 단기 조정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송준덕 삼성증권 연구원은 "OCI의 경우 유럽 재정위기가 완화되면서 25만원~30만원 수준까지 반등이 가능하다"면서도 "추세적인 상승으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상승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급락한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 4분기에도 태양광 관련 업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송 연구원은 "폴리실리콘 가격은 예상보다 늦은 수요 회복으로 2012년 상반기까지 ㎏당 30달러 중반까지 하락할 위험이 있다"며 "중국과 일본, 미국에서 신규수요가 발생하며 유럽 재정문제가 해결되면 2012년 2~3분기 성수기 때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는 원가경쟁력이 없는 경쟁사를 퇴출시킬 수 있어 장기적으로 상위업체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백 연구원은 "OCI는 연말까지 4만2000톤으로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라며 "5000만톤 또는 1만톤이 안되는 설비를 갖춘 대부분 업체들은 적자를 기록하게 돼 장기적으로는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은 산업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으로 주가가 그에 맞춰 떨어질 수 있지만 내년 말까지는 상승 쪽에 무게를 둔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