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해외 기업의 국내 상장을 주관할 때 직접 인수해야 할 주식 규모가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최대 100억원,코스닥시장은 최대 50억원으로 각각 정해졌다.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내용의 외국 기업 상장 관련 투자자 보호 방안을 확정해 오는 4일 금융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앞서 거래소가 '외국 기업 주관 증권사들은 공모 금액의 10%를 인수해야 한다'는 내용의 규정을 내놓자 증권사들은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주관사가 떠안아야 할 부담도 증가한다"며 반발했다. 그러자 거래소가 이번에 증권사의 리스크 확대를 막기 위해 인수 규모의 상한선을 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는 외국 기업의 공모 규모가 2000억원에 달하더라도 10%인 200억원이 아니라 상한액인 100억원어치만 인수하면 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권사가 공모 주식 중 일부를 인수하는 게 아니라 별도의 사모투자를 통해 추가로 매입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상장된 종목을 기준으로 하면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중국고섬(공모 규모 2100억원)이 1000억원을 넘는다. 코스닥 종목 중에서는 차이나킹(888억원) 등 5개 종목이 상한선을 초과한다.

한 증권업계 IB담당 임원은 "인수 상한선이 정해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개별 증권사가 자체 계정을 통해 한 종목에 50억원,100억원씩 6개월 이상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며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형 외국 기업의 국내 상장 주관을 사실상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