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은행 바클레이즈가 보유 중이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지분 절반을 손실 처리했다. 2년 전 자산운용 부문을 블랙록에 팔면서 대금으로 받은 블랙록 주가가 반토막 나자 미련 없이 떨어낸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블랙록 지분 19%를 보유하고 있는 바클레이즈가 블랙록 지분 절반을 상각 처리했다"고 보도했다. 바클레이즈는 글로벌 재정위기 여파로 고전하던 2009년 자산운용 부문인 바클레이즈글로벌인베스터스(BGI)를 블랙록에 매각했다. 블랙록은 자사 주식 3780만주와 현금 66억달러를 지급하고 BGI를 인수했다. BGI 매각 후 바클레이즈는 블랙록 지분 19%를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2009년 주당 227달러에 달하던 블랙록 주가가 이후 급락을 거듭해 올해 9월엔 주당 14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단기간에 블랙록 주가가 과거 수준을 되찾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클레이즈는 보유 중이던 60억달러 규모 주식 중 30억달러어치를 손실 처리했다.

밥 다이아몬드 바클레이즈 최고경영자(CEO)는 "여러 도전에 직면한 불안한 시기에 고객과 직원들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다이아몬드 CEO는 2013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3%까지 높이겠다는 목표에도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클레이즈는 3분기 중에 보유하고 있던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채 규모도 31%나 줄이는 등 위험자산 비중을 급격히 낮추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