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고공행진…3.9%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들어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공공요금 인상 등도 예고돼 있어 올해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물가 4% 이내 유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은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3.9% 상승했다고 1일 발표했다. 지난 8월 5.3%까지 치솟았다가 9월 4.3%로 하락하더니 지난달 처음으로 3%대로 낮아졌다. 전월 대비로는 0.2% 하락했다.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소비자 물가가 한풀 꺾인 것은 신선식품지수가 안정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전월 대비 6.6%,전년 동월 대비 14.0% 각각 하락했다. 축산물과 수산물은 작년 같은 달보다 각각 2.0%,8.5% 올랐지만 농산물은 5.3% 떨어져 전체적으로 1.7% 하락했다.

지난해 폭등했던 배추 가격이 전달에 비해 38.3% 내린 것을 비롯해 무(-50.6%) 시금치(-42.9%) 등의 하락폭이 컸다. 이에 따라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전달에 비해 0.2% 내렸다.

하지만 올해 1~10월 누적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4%로 정부의 연간 억제 목표치인 4.0%를 크게 넘어섰다. 산술적으로 11,12월의 물가상승률을 평균 2.0% 안쪽으로 묶어야 정부의 연간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작년 10월은 월별 상승률이 그 해 최고치(4.1%)를 기록했던 달이어서 기저 효과로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낮게 나온 측면도 있다. 이달부터 각종 공공요금의 '줄인상'이 예정돼 있어 물가상승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부터 새로운 물가기준이 적용되면 소비자물가 수치는 현행 지수로 산출하는 것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은 최근 가격이 급등한 금반지를 소비자물가지수 조사품목에서 제외하고 장신구 등을 새로 넣는 등 물가지수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