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락 증시…운용사 수익률 '오락가락'
올 들어 주식시장이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면서 운용사의 수익률 순위가 수시로 바뀌고 있다. 하락장에서는 주식을 덜 담고 경기방어주와 내수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운용사가,반등장에서는 주식편입비중이 높으면서 대형 수출주를 담은 운용사가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

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조원 이상 운용사 중 지난 10월 반등장에서 월간 수익률(국내 액티브주식형 펀드 기준) 1위는 10.50%의 수익을 올린 한국투신운용이 차지했다. 한국투신운용은 자동차 · 화학 · 정유 비중이 낮고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올 상반기엔 다소 부진했으나 최근 IT 업종의 반등으로 수익률이 개선됐다. 8월 하락장에서 주식을 많이 팔았던 곳과 달리 주식편입비중을 95% 이상 높게 유지한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는 "포트폴리오를 크게 바꾸지는 않았지만 낙폭 과대주 가운데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종목 비중을 늘렸다"며 "중장기적 운용 원칙을 고수하며 매매를 자제한 덕분에 매매비용이 덜 들었던 것도 수익률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조정장에서 손실을 가장 적게 내며 수익률 1위에 올랐던 한국밸류자산운용은 10월 반등장에선 5.78%의 수익률로 하위권으로 처졌다. 한국밸류는 우리금융 KT 한국전력 SK텔레콤 남양유업 경동가스 등 경기방어주와 내수주 비중이 높아 지난 5~8월 4개월 연속 대형 운용사 중 수익률 1위에 올랐었다. 주식편입비중을 83%까지 낮춘 점은 하락장에서 손실을 제한하는 효과를 냈으나 반등장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했다.

미래에셋운용도 비관론에 무게를 두고 주식편입비중을 크게 줄여 9월에 손실을 제한할 수 있었지만 10월 반등장에선 수익률이 뒤처져 하위권으로 내려왔다. 미래에셋의 주식비중은 86.1%까지 낮아진 상태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팀장은 "주가 변동성이 클 땐 주식비중의 차이가 수익률 차이로 이어지게 마련"이라며 "미래에셋은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하락장에서 계속 주식을 팔아야 하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JP모간자산운용은 삼성전자 대우조선해양 금호석유 등을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해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이 좋았지만 조정장에서는 손실도 커 운용사 중 가장 변동성이 높았다. 1월에 수익률 1위였던 JP모간운용은 2월에는 수익률 최하위로 추락했고,4월에 다시 1위로 올라섰다 7~8월 다시 최하위로 떨어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