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를 하다가 적발된 기업은 등기임원뿐만 아니라 이를 지시한 명예회장과 회장 등도 책임을 지게 된다. 또 일정한 감사능력과 손해배상능력을 갖춘 회계법인만 상장회사와 금융회사에 대한 외부감사를 맡을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회계산업 선진화 방안'을 마련,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위는 분식회계를 하다가 적발된 기업의 경우 등기임원이 아닌 명예회장과 회장 사장 전무 등에게도 책임을 물어 해임을 권고하거나 검찰에 통보하기로 했다. 이는 등기임원으로 등재하지 않은 오너에게까지 분식회계에 대한 포괄적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또 기업들이 재무제표를 감사인에게 제출하는 시점에 증권선물위원회에도 동시에 제출하도록 했다. 외부감사인이 기업의 재무제표를 대신 작성해주는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기업 외부감사인의 선임 권한을 기존 경영진에서 감사위원회 · 감사 등 내부감시기구로 이전하도록 했다. 경영진의 외부감사인에 대한 영향력을 줄여 투명한 감사가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회계법인의 감사 품질관리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별도의 지표를 개발해 이에 부합하는 회계법인에 대해서만 상장회사와 금융회사의 감사를 맡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손해배상 공동기금적립 한도를 매출의 20%에서 40%로 늘려 이 기금을 쌓는 회계법인에 대해서만 외부감사를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는 자본금 5억원 이상,공인회계사 10명 이상만 있으면 모든 회사에 대한 감사가 가능하다.

홍영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상장사는 투자자가 많아 손해배상액이 커질 수 있어 손해배상능력이 있는 회계법인만 상장사 감사를 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실 감사에 대해서는 제재조치를 강화했다. 금융업의 중요성을 고려해 금융회사에 대한 부실감사가 적발되면 금융업종에 대해 1년간,해당 기업에 한해 5년간 감사업무를 제한하기로 했다.

서정환/이상열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