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코스피지수는 그리스발 악재와 저가매수세가 충돌하며 박스권 안에서 출렁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등락을 거듭한 끝에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미국 뉴욕 증시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 불안에 급락 마감하자 이날 코스피지수도 하락 출발했다. 그러나 장 중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낙폭을 만회한 뒤 엎치락뒤치락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전기전자업종은 기관의 러브콜을 받으며 강세를 보였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그리스 위기 재부각으로 이틀 연속 급락함에 따라 국내증시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유럽연합(EU) 정상들이 합의한 2차 구제금융안 수용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한 것이 원인이 됐다. 유로존은 강력 반발하며 약속대로 합의안을 이행하라고 압박하고 나섰으나 그리스는 투표를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힘 점은 주식시장에 다시 불확실성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EU 정상회의를 통해 포괄적인 해법이 도출된 이후에도 투자자들의 경계심리를 자극하는 소식들이 끊이지 않고 있어 코스피지수는 단기 조정권에 진입한 이후 시장의 활력이나 종목별 상승세가 한풀 꺾인 분위기"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G20 정상회의가 3, 4일에 예정돼 유럽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어 조정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유럽 국채를 대거 사들인 미국의 대형 선물중계업체인 MF글로벌이 최근 파산 보호를 신청하자 유럽사태를 조기에 매듭짓지 못할 경우 유럽 이외의 지역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계감이 퍼지고 있다"며 "기대감을 갖고 G20 정상회의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의 국민투표 파장에도 최근 상승폭에서 23.6% 떨어진 수준인 1870선 전후를 1차 지지선으로 보고 추가 하락시에는 이전 반등의 변곡점이었던 1840~1850선 부근에서 저가매수를 노리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도 "유럽 위기에 증시가 흔들릴 수는 있지만 강한 하락 추세에 의한 조정으로 보기 보다는 단기적인 쉬어가기로 판단하고 점진적인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수급 여건이 양호해지면서 전날 증시도 외풍에 비해 조정폭이 깊지 않았다"며 "최근 시장은 공격적인 매도세가 나오지 않는 가운데 개인의 강한 저가매수세 유입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실적이 양호한 자동차·보험, 가격매력이 높은 정유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변수들이 단순히 '불확실성'이라는 한 단어로 묶여 과다한 심리적 위축을 가져오는 시기는 지나가고 있다"며 "그리스의 국민투표와 이로 인한 남유럽 국가들의 금리 인상 등이 증시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코스피는 상하 움직임 폭이 상당히 제한된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증가 및 양호한 3분기 실적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전기전자(IT)와 자동차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증시가 상승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IT 및 자동차 업종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점쳤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