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그리스발(發) 악재에 하락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7.87% 뛰어 단기 상승에 따른 기술적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그리스 악재가 하락 빌미를 제공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장중 낙폭을 점차 줄여 악재 충격으로부터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 오전 11시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9.11포인트(1.52%) 떨어진 1880.52를 기록 중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재부각 여파로 이틀 연속 급락 마감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도 2%대 약세로 장을 출발했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지난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그리스 2차 지원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란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코스피지수는 기관과 개인 매수세 유입 덕에 낙폭을 점차 줄여 1880선까지 되돌아온 모습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박스권 상단인 1950선과 경기선인 120일 이동평균선에 대한 기술적 저항이 강한 상황에서 그리스가 조정 빌미를 제공했다"며 "최근 많이 상승한 건설 등의 업종이 상대적으로 낙폭이 큰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풀이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조정을 받을 타이밍에 그리스 이슈가 나오면서 증시가 장중 비교적 큰 폭으로 밀렸다"면서도 "전날 독일, 프랑스 증시가 5% 넘게 폭락한 반면 브라질 증시는 1.74% 하락에 그쳤는데, 이 같은 현상이 아시아에서도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로존 재정위기 사태와 관련해 그리스 국채 노출 정도별로 증시가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그리스 국민투표 추진 건으로 코스피지수가 지난 8∼9월과 같은 급락장세를 나타낼 가능성은 낮다는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1800 중반께에서 비교적 높은 하방경직성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오 팀장은 "유럽 은행들의 자본확충과 1조유로 수준까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규모를 확대하기로 한 방화벽에 비춰 지난 8∼9월과 같은 폭락장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의 국민투표 추진 등과 같은 부정적인 이벤트가 앞으로도 불거지겠만 유럽중앙은행(ECB)과 독일정부의 개입 등으로 위기 수준이 점차 완화되는 '위기-개입-안도'의 구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증시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란 측면에서 장기적으로는 경기방어주 중심의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유럽 이슈를 제외하더라도 경기 부담 요인이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10월 미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50.8을 기록해 전달 51.6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52에 못 미친 수준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