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쟁탈전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국 적자점포를 매각키로 한 이마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총 27개 점포 가운데 베이징과 상하이 인근 10개 적자 점포를 정리하고 지방사업에 치중키로 하면서 오히려 모멘텀(상승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중국 내 6개 적자 점포를 복건성 신화두 쇼핑센터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점포당 약 40억원이다. 이는 장부가의 약 50% 수준으로 이마트는 올 4분기에 200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증권 업계에서는 잠재 부실을 제거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국 내 1차 구조조정 대상인 10개 중 나머지 4개 점포도 연내 매각될 것으로 전망돼 중국 이마트 관련 연간 손실 규모가 기존 800억원에서 400억원대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1997년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는 2009년과 2010년 각각 600억원, 91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04년 이후 이마트의 중국내 사업 적자폭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중국 내 총 투자 규모는 3000억원 수준이고 올해도 적자는 1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는 "올 초부터 중국 디스카운트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동안 점포 매각이 지연됐었다"며 "하지만 중국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다시 시작되면서 이미 노출됐던 악재가 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나머지 17개 점포에 대한 효율적인 개선 작업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마트가 중국 사업을 완전히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2013년부터는 중국 내 2선, 3선 도시에 대한 단계적인 점포 확장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안 연구원도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1선 도시에서 영업이 잘 안될 경우 고정비가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며 "이를 정리하고 2선 도시에 집중하면 좀더 이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내 할인점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도태되거나 적자에 시달리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국내 유통업체들이 중국 사업을 놓치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지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 업체들이 국내 사업에만 치중하기에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이마트 외에도 대다수 중국진출 업체들의 실적이 좋지는 않지만 신규 시장에 진출하는 비용으로 생각하고 감내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사업은 5년 뒤를 내다보고 하고 있는 것"이라며 "해당 업체들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오후 1시25분 현재 이마트는 급락장에서도 전날 대비 6000원(2.04%) 오른 3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 제이피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매수 상위 창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