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처방 관련 조사를 의뢰한 것처럼 꾸며 의사에게 리베이트(rebate)를 지급한 제약사 임원이 경찰에 붙잡혔다.리베이트란 특정 약품을 구입한 대가로 제약회사가 병원·의사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처방 관련 설문조사로 위장해 의사에게 리베이트를 편법지급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모 제약사 이사인 김모씨(47)와 업무대행업체 관계자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 등은 2009년 5~1월 의사 217명에게 자사 위장약,항히스타민제 등 의약품 2개 품목의 처방량에 따라 9만원에서 837만원까지 모두 2억9700여만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해당 제약사는 환자들에게 처방한 약품 내역에 대해 의사가 작성한 설문지를 토대로 시장조사를 하는 ‘처방패턴조사’를 맡길 것처럼 대행업체와 ‘가짜 계약’을 맺은 뒤 자문료 명목으로 의사들에게 돈을 지급했다.

경찰은 ‘쌍벌죄’ 시행 이전에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217명의 명단을 보건복지부에 전달하고 행정조치할 것을 통보했다.정부는 지난해 11월 의사나 병원에 리베이트를 준 사람은 물론 받은 의료인도 2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 등에 처하는 내용의 쌍벌제를 도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규제와 단속을 피해 외형상 시장조사 계약을 체결하고 자문료를 지급하는 합법·정상적 거래 형태를 갖췄지만 실제로는 의사들의 처방량에 비례해 돈이 지급되는 리베이트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