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가격의 급락에 관련 상장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 4분기 전기동고시가격은 톤당 914만원으로 지난 3분기보다 100만원(-10.1%)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풍산은 구리가격 급락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원재 SK증권 연구원은 "풍산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분기보다 8.4%와 62.8% 감소한 6886억원과 123억원을 기록했다"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264억원으로 10.3% 감소에 그쳤으나, 미국 PMX 등 해외자회사의 영업이익은 지난 8월 이후 전기동가격의 급락으로 140억원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3분기 순이익은 구리가격 급락으로 적자전환했는데, 4분기에도 구리가격 하락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돼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7314억원으로 3분기보다 6.2% 증가하나, 영업이익은 181억원 적자전환이 예상된다"며 "4분기 전기동고시가격은 2009년 1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구리가격이 원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한국단자는 미소를 짓고 있다.

박시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단자의 3분기 국제회계기준(IFRS) 별도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6.6% 증가한 1029억원, 영업이익은 4.6% 감소한 62억원을 기록했을 것"이라며 "매출원가 비중이 높은 구리 등 비철원재료 가격부담이 3분기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영업이익률이 6% 수준까지 하락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국단자의 경우 원재료 재고가 매출원가에 반영되는 기간이 평균 3~4개월 정도 소요된다는 점에서 올 상반기 전기동가격 강세가 수익성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의 구리가격 급락으로 4분기 영업이익률은 8% 수준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자동차 부문 매출 성장세와 하반기 구리가격 하락으로 4분기 실적은 매출액과 수익성이 모두 나아질 것"이라며 "자동차용 커넥터가 중국 등을 중심으로 해외 직수출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과 자동차 전장모듈 확대 과정에서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국단자 관계자는 "중소기업이다보니 회피방법을 마련하기 힘들고, 원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구리가격의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며 "최근 구리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4분기는 3분기보다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