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 속에 증권사들의 '몸집 줄이기'가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주요 증권사들은 규모가 작은 일반 영업점을 폐쇄하거나 통합하는 지점 구조조정에 나섰다. 대신 초고액 자산가(VVIP)들을 대상으로 한 초대형 점포를 오픈해 '부자동네' 공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삼성 대우 우리투자 등 국내 10대 증권사의 전체 영업점 수는 2일 현재 1164개로 집계됐다. 작년 말 1204개에 비해 40개가 줄었다. 지점 구조조정이 가장 활발한 곳은 대우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이다. 작년 말부터 지점 효율화에 나선 대우증권은 124개였던 영업점 수를 108개로 16개 줄였다. 영업점 수가 가장 많은 동양종금증권은 올 들어서만 23개 점포를 폐쇄했다. 전체 지점 수는 작년 말 165개에서 142개로 급감했다.

이 밖에 미래에셋(6개) 우리투자(1개) 한국투자(1개) 대신(1개) 신한금융투자(1개)도 지점 수를 줄였다.

다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일반 영업점 대신 초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대거 신설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8월 오픈한 강남파이낸스센터 지점을 포함해 올 들어 VVIP용 점포 2곳을 추가했다. 우리투자증권도 기존 영업점 5개를 합친 강남센터에 이어 9월 메릴린치증권의 PB 점포를 인수해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로 재탄생시켰다. VVIP 영업에 가장 공격적인 삼성증권은 올 들어서만 4곳의 VVIP용 PB센터를 신설했다.

서울 강남권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최근 VVIP 유치 경쟁은 부산으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증권이 지난달 31일 지방 영업점으로는 최초로 부산 해운대에 'SNI부산'을 오픈했고,한국투자증권도 PB센터 신설을 위해 장소를 물색 중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해운대를 중심으로 거액 자산가들이 새롭게 모이는 추세"라며 부산 지역 공략 배경을 설명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