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아파트를 오르내리며 빈집을 턴 70대 절도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남의 고급아파트에 침입해 현금을 훔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씨(73)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7시20분께 가스 배관을 타고 베란다를 통해 서울 일원동의 한 아파트 2층 집에 침입,명품 가방 안에 들어있던 현금과 달러 등 58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수유동에 거주하던 김씨는 거의 매일 저녁 지하철을 타고 강남 지역으로 이동해 고급 아파트촌을 배회하며 불이 꺼진 빈집만 집중적으로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절도 등 전과 19범인 김씨는 지난달 19일에도 별다른 장비 없이 장갑을 끼고 아파트 5,6층 집에 침입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지만 집 안에 현금이 없어 미수에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아파트 내 폐쇄회로(CCTV)를 처음 분석할 때 40대 근육질의 남성으로 착각할 정도로 김씨의 체격이 건장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자신이 현재 납골당을 운영하고 있고,과거 조직폭력배 200여명을 데리고 있던 두목이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조사 과정에서 몸 관리를 위해 커피도 사양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외출시 현관문뿐 아니라 베란다 창문 단속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