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한 프로 "헤드 무게 느끼고 칠 줄 알아야 진정한 고수"
"골프채 끝의 무게를 느끼는 사람이 골프를 잘 치는 사람입니다. "

골프전문잡지 골프다이제스트 조사 결과 '가장 영향력 있는 골프코치' 1위에 오른 임진한 프로(54).그는 국내 유명 골프교습가 30명 중 18명으로부터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교습가로 뽑혔다.

임진한 프로 "헤드 무게 느끼고 칠 줄 알아야 진정한 고수"
3년째 SBS골프채널에서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레슨을 하고 있는 그는 "골프에서 힘을 빼야 한다는 말은 채 끝 무게,즉 헤드의 무게를 느껴야 한다는 것인데 아마추어 골퍼 가운데 채 끝 무게를 알고 치는 사람은 5%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스코어를 잘 내는 사람보다 채를 갖고 놀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고수죠.아마추어들은 프로들처럼 스윙을 할 수 없습니다. 스윙에 집중하기보다는 헤드 무게를 느끼는 데 집중해야 해요. "

그는 또 "아마추어 골퍼들의 90% 이상이 그립을 꽉 잡고 치다 보니 몸이 경직되는데 이렇게 힘으로 치려고 하면 안 된다"며 "가장 부드러운 것이 가장 강하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무실에서 A4 종이를 둘둘 말아 쥐고 스윙을 해보세요. 스윙 과정에서 종이가 구겨지지 않으면 됩니다. 가볍게 잡고 스윙해야 합니다. "

그는 헤드 무게를 느끼는 것과 함께 중요한 스윙 원리로 '체중 이동'과 '몸통 회전' 등 두 가지를 추가했다. "체중 이동을 느끼려면 야구에서 타자들이 볼을 치기 전 왼발을 들었다가 치는 순간 왼발에 체중을 싣듯이 해야 합니다. 평소 백스윙할 때 왼발을 들었다가 임팩트 순간 왼발로 호두를 깐다는 기분으로 체중이동 연습을 꾸준히 해보시기 바랍니다. "

몸통 회전은 양손으로 어깨를 감싸쥔 채 어드레스를 취한 다음 가슴이 타깃 반대쪽으로 향했다가 다시 타깃쪽으로 가는 연습을 하라고 그는 권했다.

"평소 이런 세 가지 연습을 한 뒤 실전에서는 힘 빼고 부드럽게 친다는 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그리고 피니시가 잘 안 된다거나 헤드업을 하는 등의 단점 하나만 생각하고 치면 더 좋지요. "

그는 지난 4월 타이거 우즈의 방한 때 TV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그를 지켜볼 기회를 가졌다. "마스터스 직후 방한했는데 연습 샷을 보니까 대부분 뒤땅을 치고 있더군요. 몸 상태가 매우 안 좋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

그는 우즈의 골프클럽을 모두 꺼내 스펙을 들여다봤다. "클럽을 꺼내드니까 우즈가 깜짝 놀라더군요. 지금까지 자신의 골프클럽을 꺼내 본 사람은 없었답니다. 드라이버를 보니까 무게는 73g,샤프트 강도는 'S(스티프)',로프트는 8.5도를 쓰고 있더군요. 파워풀한 스윙에 비해 평범한 클럽을 쓰고 있어 의외였습니다. 우즈도 힘보다 부드러운 스윙을 추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가 우즈에게 골프에서 가장 신경쓰는 게 뭐냐고 물었더니 "최대한 천천히 치려고 한다"고 했다. 우즈의 스윙은 얼핏 보기에 굉장히 빠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체중 이동과 헤드 무게를 이용해 최대의 스피드를 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과 부산 울산 등에서 7개의 골프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최근 국내 최초의 레슨 전문 사이트 '진한골프닷컴(jinhangolf.com)'을 개설했다. 회원 가입만 하면 무료로 다양한 레슨 동영상을 볼 수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