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예금보험공사가 토마토·제일 등 6개 저축은행의 동시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당국 의도와 달리 인수 희망자들이 저축은행 인수에 열의를 보이지 않아서다.경영정상화 마감시한인 2일까지 대주주 증자 등 부실 상태를 자체 해소한 저축은행은 없었다.

예보가 매각을 시도하고 있는 저축은행은 토마토와 제일,프라임+파랑새,대영+에이스 등 4개 패키지다.지난달 인수의향서를 접수받은 결과 KB금융 신한금융 키움증권 등 7개 금융회사가 신청서를 냈다.

우선 유찰될 게 확실시되는 저축은행은 에이스다.현대증권이 에이스와 패키지로 묶여있던 대영저축은행만 960억원에 인수키로 했기 때문이다.

‘대영+에이스’ 패키지 인수를 희망했던 아주캐피탈과 키움증권은 잇따라 본입찰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아주캐피탈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에 지점을 두고 있는 대영을 빼고 인천에만 지점이 있는 에이스를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저축은행인 토마토엔 신한·우리금융이,제일엔 KB·우리·하나금융이 각각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 접근했다고 볼 수 없다는 관측이 많다.당국이 저축은행들의 빠른 영업 재개를 위해 금융지주사들을 압박했다는 것이다.금융계 관계자는 “유효경쟁이 성립하려면 2곳 이상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며 “올초 이미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한 우리금융이 입찰에 참여하면서 유효경쟁 요건을 간신히 맞췄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그만큼 신한·KB금융 등 유력 후보들이 인수가격을 높게 써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지난 8월 전주·대전·보해 저축은행 매각 때는 복수의 금융지주사가 입찰에 참여했지만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두 차례 유찰됐다.결국 3개 저축은행은 예보 가교저축은행으로 넘어갔다.

예보 관계자는 “이달 중순 본입찰을 실시하되 팔리지 않는 저축은행은 재매각 공고를 낼 것”이라며 “다음달 말까지 모든 저축은행의 영업을 재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조재길/박종서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