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서비스-새로운 경험'…비즈니스의 진화 단계 알면 신사업 보인다
트리즈 학계에서는 최근 경영혁신 트렌드를 트리즈적 관점에서 분석, 예측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만족’은 ‘생필품→제품→서비스→경험→변환(공급자에게로 책임 변환)’의 단계로 발전한다. 이 같은 비즈니스 진화 법칙으로 햄버거 사업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빵·고기·야채를 따로 먹는 단계(생필품단계)→(2)제품 형태로 만들어진 햄버거(제품단계)→(3)제품에 ‘패스트 서비스’란 개념이 추가된 ‘패스트푸드’ 햄버거 비즈니스 단계(서비스단계)→(4)햄버거를 먹으면서 새로운 경험을 더 제공하는 것으로 장난감을 주거나 기념품을 주어 같은 물건을 가졌다는 동질감 경험을 하게 진화된 비즈니스 단계(경험단계) 등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정수기와 비데 제조, 판매 사업의 단점은 제품 값이 높고 소비자 인지도와 필요성이 제한적이란 점이다. 이 사업은 제품 단계에 있었다. 여기에 창의적인 사업가가 ‘렌털’이란 서비스 개념을 더 했다. 렌털 사업으로 소비자는 비싼 정수기를 렌털비만 내면서 쓸 수 있게 돼 고객 만족도가 크게 올라갔다.

더불어 정수기 시장도 크게 확대됐다. 이를 모방해 트랙터 등의 농업기계, 자동차, 복사기, 장난감, 안마의자 등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 같은 비즈니스 진화 사례들을 관찰, 그 근간이 된 비즈니스 진화 법칙의 다음 단계를 체계적으로 적용하면 신사업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술 진화가 빠른 IT 분야를 보자.

스티브 잡스가 최근 별세해서 추모 열기가 세계적으로 뜨겁다. 애플의 신화는 MP3 플레이어 ‘아이팟 (I-Pod)’이 나온 지 2 년 뒤에 나온 음원 서비스 ‘아이튠즈(I-tunes)’ 서비스와 결합된 다음부터다. 그 전까지는 대한민국의 ‘아이리버’라는 MP3 기기가 국내는 물론 미국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모델로 히트를 치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튠즈’가 나온 뒤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매출이 급속히 줄었다.

‘아이리버’의 매출이 감소한 이유는 가볍고, 디자인이 예쁘고, 메모리가 큰 방향으로 기술 개선을 시도하는 동안 중국산 저가품과 음원 서비스가 추가된 ‘아이팟’이 MP3시장을 대체했기 때문이다. 기존 아이리버 등 MP3 기기는 ‘제품’단계에 머물러 있었던 반면 ‘아이팟’은 디자인이 예쁜데다 ‘아이튠즈’라는 음원 서비스가 결합된 ‘서비스’단계로 발전한 것이다. 요즘 뜨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도 분석해 보면 휴대폰에 여러 인터넷, 앱이란 서비스가 결합된 신사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싶거나 신사업을 찾는다면 기존 사업의 업(業)부터 정의해야 한다.

업의 개념에 비즈니스 진화 법칙과 사례들을 참조해서 신사업 영역을 체계적으로 구상해 보자. 기존 제품에 서비스를, 오프라인 비즈니스에 온라인 비즈니스를 붙여 보자. 여러 신사업이 체계적으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더 유행할 융·복합화와 서비스가 결합된 신사업들을 체계적으로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경원 < 한국산업기술대 교수·한국트리즈학회 총무이사 lkw@kp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