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자판기 안에 사람이? … 체험 마케팅의 ‘무한상상’
특별한 체험으로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체험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범람하는 정보와 각종 마케팅 속에 무감각해진 고객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기대를 뛰어넘는 감동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국내외 경제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고객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체험 마케팅은 더욱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기술 변화 또한 체험 마케팅의 필요성이 높아진 이유다. 소비자가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발전을 거듭하는 신제품과 신기술은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서만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다.

체험 마케팅에 성공한 기업들은 감각 감성 관계 지성 행동 등 5가지 요소를 효과적으로 섞어 소비자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안겨준다. 기발하고 파격적인 아이디어로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는가 하면 기대 이상의 섬세함이나 특별한 서비스로 고객의 감성에 호소한다. 아울러 제품 기획이나 제작 과정에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거나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최근 체험 마케팅의 주류를 이룬다.

감각체험은 예상치 못한 자극을 제공해 단조롭고 일방적인 전달에 익숙한 고객에게 즐거움과 놀라움을 안겨주는 기법이다. 사람이 자동판매기 안에 들어가 직접 음료를 건네주는 코카콜라의 ‘라이브 벤딩머신’처럼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감각체험의 핵심이다.

감성체험은 향수나 친밀감, 애착을 유발해 기업이나 브랜드에 긍정적이고 특별한 감정을 갖도록 하는 전략이다.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감사 이메일을 보내거나 친구가 쓴 듯한 메모를 전하는 것이 감성체험의 사례다.

관계체험은 기업이 고객 개개인을 불특정 다수나 대중이 아닌 각각의 소중한 존재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기법이다. 개별 고객의 수요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관계체험의 전형적인 방식이다. 지성체험은 고객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략이며 행동체험은 기업이 기획한 행사나 프로그램에 고객이 직접 참여해 성취감을 얻고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하는 전략이다.

성공적인 체험 마케팅을 위해서는 고객과의 친밀도에 따라 다른 체험을 제공해야 한다. 제품이나 브랜드를 처음 접하는 고객에게는 강렬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이런 단계의 고객을 상대로 한 마케팅에서는 화제가 될 만한 대형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어느 정도의 실험정신이 있어야 한다.

고객에게 극적인 감동을 안겨주려면 시간과 공간에 따라 체험 요소를 적절히 배치해야 한다. 고객이 제품과 브랜드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평일 유동인구가 많은 곳보다는 가족과 함께 주말에 여유롭게 들를 수 있는 지역에 매장을 설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B2B 기업은 체험 마케팅이 소비재 기업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B2B 기업은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 하지만 체험 마케팅은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B2B 기업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험 마케팅을 시도해야 한다.

이민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minhoon@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