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이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세계 유수의 기업인들에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G20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이날 칸의 마르티네즈호텔에서 열린 비즈니스 서밋(B20) 만찬에서 이 대통령은 '글로벌 위기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B20은 지난해 11월 G20 서울정상회의 때 한국이 주창해 시작된 세계 주요 기업인들의 포럼으로 올해는 3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B20에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함께 국가 정상으론 이 대통령이 유일하게 연설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해 "정부 차원의 계획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며 "오늘날과 같이 전례 없는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는 도전 정신과 창조적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가 정신이 특별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나의 경험에 비춰볼 때 세계의 모든 훌륭한 기업은 불경기에 더 혁신하고 과감하게 투자함으로써 더 큰 성장을 이뤄왔다"며 "고용과 투자 · 기술혁신에서 기업가들이 더 큰 역할과 과감한 행동을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전 세계적인 청년실업과 소득격차 확대를 지적하면서 "이런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 근로자 모두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며,정부의 추가적인 지출 여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기업의 역할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유럽발(發) 재정위기와 관련,이 대통령은 "과도한 복지지출과 방만한 재정운용으로 국가채무가 쌓인 국가들은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G20 국가들의 국제공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3일엔 칸에서 헤르만 반 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과 한 · EU 정상회담을 가졌다.

칸(프랑스)=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