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년 복지예산 1000억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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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간담회…한강 조명사업 등 전액 삭감
임대주택 4000억 추가…구청장과 '예산안 마찰'
임대주택 4000억 추가…구청장과 '예산안 마찰'
박원순 시장은 3일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한강르네상스 같은 하드웨어 사업은 줄이고 복지사업을 늘리는 방향으로 예산안을 마련 중"이라며 "(이와는 별도로)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임대아파트 건설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시립대 내년부터 반값 등록금
서울시 각 부서는 지난 2일 8시간 동안 열린 '예산편성 자문회의'에서 나온 지적 사항을 토대로 사업 우선 순위를 조정 중이다. 복지예산을 올해(4조3676억원 · 사업비 기준)보다 1000억원 정도 늘어난 4조4600억원대로 증액하기 위해서다. 예산편성 자문회의는 박 시장의 선거캠프 자문위원 18명으로 최근 구성된 자문기구로 시의 주요 사업에 대한 우선순위 조정을 요구했다.
오세훈 전 시장이 역점을 뒀던 한강르네상스 사업,공원화 사업,문화관광디자인 사업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인테리어 및 콘텐츠 구축 사업은 3분의 1이 줄어든 100억원으로 조정됐다. 한강공원 나들목 증설 및 조명개선(96억1000만원),옥상공원화 사업(74억8400만원),암사초록길 조성(32억4000만원) 등은 전액 삭감됐다.
반면 박 시장의 공약이었던 임대주택과 무상급식,공공보육시설 확대 등에 필요한 비용이 크게 늘었다. 무상급식 확대 690억원,내년도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지원비 182억원,대학생 학자금 이자 지원 20억원 등은 예산안에 새로 배정됐다.
◆SH공사 구조조정 본격화
시의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는 SH공사 구조조정도 본격화된다. 부채가 16조2000억원에 이르는 공사의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를 줄이는 한편 공사를 도시재생사업과 임대주택 전문기업으로 특화시킬 방침이다.
시는 또 임대주택 건설과 1~2인 가구 등 소규모 주택건설에 재원을 집중한다. 향후 3년간 임대주택 2만가구 추가 건설과 1~2인 가구를 위한 원룸텔 공급,전세보증센터 설치 등에 약 1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시는 이 중 내년도 예산안에 3분의 1인 4000억원가량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내년도 주택 관련 예산은 모두 1조675억원으로 박 시장 취임 이전에 편성된 내년도 주택 관련 예산 6675억원보다 4000억원 늘었다.
◆예산안 놓고 곳곳에서 마찰음도
예산안 제출일(10일)을 앞두고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자문위와 시 간부가 설전을 벌이는가 하면 시와 자치구는 교부금 규모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예산편성 자문회의'에서는 박 시장의 공약인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에 들어갈 예산 규모를 놓고 시 간부들과 자문위원 간 설전이 벌어졌다.
3일 박 시장과 구청장 간 조찬간담회에서는 구청장들의 조정교부금 확대 요구에 박 시장은 "세입을 늘리고 부채를 줄이는 게 우선"이라며 완곡하게 이를 거부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