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조62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이 영향으로 3일 LG전자가 13.73% 하락하는 등 LG계열사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LG전자는 이날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주주 배정 방식으로 보통주 1900만주를 5만5900원(예정가)에 신규 발행해 1조621억원의 자본을 확충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주주가 실권한 주식은 일반 공모한다. 증자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의 목적은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확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6385억여원은 시설투자에,4235억여원은 연구개발(R&D) 등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계열사 LG디스플레이LG이노텍이 3분기 2558억원과 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자금을 지원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LG전자가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참여하기 위해 증자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지만,LG 측은 부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과 스마트폰 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증자"라며 "외부 차입보다는 책임 경영 차원에서 주주들이 나서 투자금을 마련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경쟁에서 고전하며 지난 3분기 31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적자 전환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및 등급 전망을 강등당하면서 차입 여건도 나빠졌다.

LG전자 최대주주는 34.8%의 지분을 보유한 ㈜LG다. 1조원 규모 증자를 하더라도 ㈜LG의 6월 말 현재 현금성 자산 및 예치금만 5500억원 이상에 달해 자금 조달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