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표준시의 기준점으로 쓰이는 그리니치 표준시(GMT)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GMT는 영국 런던 교외의 그리니치전문대의 자오선을 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1884년 미국 워싱턴 국제회의에서 세계표준시로 채택됐다.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 타임스는 온라인 판을 통해 세계 표준시를 지구의 자전 기준이 아니라 원자시계를 기준으로 정하자는 제안이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영국 학술원은 이달 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런던 북서부 교외에서 약 5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한 회의를 열어 GMT를 대체하자는 제안을 논의한다.

영국은 GMT를 갖고 있다는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어 이같은 제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경쟁국인 프랑스가 이 움직임을 주도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간 자존심 경쟁의 성격도 띈다.

프랑스는 GMT가 국제표준시로 채택됐던 1884년 회의에서도 '파리기준시(PMT)'를 국제표준시로 하자고 주장했었다. BIPM은 새 표준시 지정을 주도하고 있다.

GMT는 1972년 협정세계시(UTC)로 이름이 변경됐다. 하지만 아직도 세계표준시 이름으로 GMT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고 있다.

UTC는 세계 곳곳의 천문대에 있는 약 400개의 원자시계를 기준으로 한다. 그러다보니 지구 자전을 기준으로 하는 평균 태양시와 오차가 발생했고, 이를 맞추려고 때때로 '초를 추가하는(leap seconds:윤초)' 작업이 전 세계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원자시와 태양시의 미묘한 차이는 근래 들어 위성항법장치(GPS)와 모바일폰 네트워크에는 적잖은 문제를 일으켰다.

BIPM의 아리아스 분과장은 "이러한 네트워크들은 1000분의 1초까지 맞출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는 시간의 정의를 통일시키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런던 회의에서는 앞으로 윤초작업을 없애고 시간 기준을 완전히 원자시계에 맞추는 제안에 대한 토론이 있을 예정이다. 이 문제에 대한 최종 결론은 내년 1월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회의에서 공식 표결로 결정된다.

한경닷컴 속보팀 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