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구제금융안에 대한 국민투표 제안을 철회하겠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그리스 야당도 조기총선을 전제로 구제금융안을 수용할 의사를 밝혀 그리스는 디폴트(채무불이행)위기를 일단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이날 열린 긴급 각료회의에서 “구제금융안 국민투표 실시가 목적이 아니다”며 국민투표제안을 철회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그는 “야당과 정국 위기 해소를 위한 긴급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며 “야당과 과도정부 구성에 대해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자진 사임과 조기총선 요구는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판드레우 총리가 국민투표제안을 철회키로한 것은 내각 각료들과 여당 의원들이 잇달아 반발하면서 총리직 사퇴요구가 터져나오는 것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ECB는 올들어 지난 4월과 7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 포인트 인상한 이후 8월부터 3개월 연속 1.50%로 동결했다.

지난 1일 취임한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첫 회의에서 시장의 예상을 깨고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드라기 총리는 회의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의 하락 위험성이 현실화되고 있어 만장일치로 금리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파판드레우 총리의 국민투표 철회와 ECB의 금리인하로 유럽증시와 뉴욕증시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