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100만원 다가가니 임원들은…
지난 8월 유럽재정 위기 우려로 60만원대까지 급락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4일 100만원을 재탈환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도 3분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을 통해 보여준 삼성전자의 강해진 '경쟁력'에 투자자들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100만원을 넘어서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안다'는 임원들이 삼성전자 주가가 90만원을 넘어서자 보유주식을 처분하고 있어 관심이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재륜 인사팀 총무보안그룹 전무는 지난 3일 주당 98만6000원과 99만원에 각각 200주씩 처분했다. 원기찬 인사팀 전무도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삼성전자 주식 700주를 주당 94만~97만원에 장내에서 매도했다.

정사진 글로벌운영팀 전무는 지난달 27일 주식매수선택권을 주당 58만300원에 행사해 1100주를 취득한 뒤 다음날인 28일 장내에서 모두 팔았다. 처분단가는 93만4000~93만8000원. 이택근 모듈팀 전무도 지난달 27일 90주를 매도했다. 이와 함께 300주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한 이후 지난 2일 주당 96만6000원에 처분했다.

홍창완 생활가전사업부장 부사장, 이기옥 법무팀 상무, 김종산 환경안정그룹(LCD) 상무, 정현석 GMO 마케팅전략 상무, 어길수 DMC연구소 전무 등도 수십에서 수백주씩 보유주식을 팔았다.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삼성전자 경영진들이 회사 주식을 파는 경우 주가가 단기고점을 나타낸 경우가 많았다는 점은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임원들이 주식을 파는 사례가 잇따르는 시점에 주가가 단기고점을 형성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삼성전자가 지금은 글로벌 스마트폰 선두업체로 올라섰고 이에 따른 모바일D램,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낸드, 아몰레드(AMOLED) 등 부품 판매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이뤘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른 모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 주가의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114만2800원으로, 아직까지 14% 이상 상승여력이 있는 셈이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