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근석 "까다로운 차도녀에겐 '애완남' 이 딱이죠"
배용준 이후 최고의 한류스타로 떠오른 장근석(24).방송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를 일본에서 히트시킨 뒤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외모와 뛰어난 무대 매너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일본에서 배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는 그는 올 들어 3개 도시에서 다섯 차례 순회콘서트를 열어 6만장의 티켓을 단숨에 매진시켰다.

오는 27일에는 5만명을 수용하는 도쿄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펼친다. 이에 앞서 11일 국내에서 로맨틱코미디 영화 '너는 펫'을 개봉한다. 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일본에서 인기를 얻은 비결에 대해서는 저도 연구 중이에요. 다만 '규칙사회'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는 드물게 자유롭고 편안하게 다가서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각본대로 움직이는 걸 싫어해요. 팬들이 질문하면 두세 가지를 답변해요. 셔플댄스(일명 '토끼춤')를 추라면 즉석에서 합니다. "

신비주의를 앞세운 배용준 등이 쉽게 다가서기 힘든 '별 같은 존재'라면 그는 친근한 동생 같다. 그의 팬층은 아줌마 일색에서 벗어나 전 연령을 아우른다.

"일본에서는 배우가 노래를 부르는 게 일반적입니다. 배우가 노래하는 것을 달가와하지 않는 한국 팬들과는 달라요. 장동건 이병헌 선배 등도 한때 앨범을 냈지만 그것을 본격화하지 못했거든요. 한국의 제 나이 또래 배우들은 대부분 노래를 부를 줄 압니다. 제가 노래를 잘한다기보다는 빼지 않고 부른다는 편이 맞아요. "

'매리는 외박중''미남이시네요' 등 음악이 강조되는 드라마에 출연해 노래를 자주 부르다 보니 일본 음반사에서 제의가 왔다고 한다. 그동안 그가 일본과 한국에서 발표한 곡들은 드라마 OST를 포함해 20여곡에 이른다.

"본업은 연기죠.'너는 펫'의 주인공은 스무살 때부터 욕심내던 배역입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무거운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제나이에 어울리는 역에 목마르더군요. " 이 영화는 연상 여자에게 연하남이 애완견처럼 복종하며 연애하는 이야기.시사회 반응에서 여성들은 주로 긍정적으로,남성들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여성에게 복종하는 남자 이야기란 설정이 재미있어요. 도도하고 까다로운 도시녀에게는 능글맞은 연하남이 어울린다는 얘기죠.애완견 같은 남자에게는 여성들이 잘 보여야 한다는 긴장감을 가질 필요가 없으니까요. 막바지에 두 남녀의 관계가 역전되는 것도 묘미죠."

친구들은 그가 아니라면 적역을 찾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장근석을 위해 맞춘 배역이라고."상대역인 하늘이 누나(김하늘)한테 고마워요. 이야기를 끌어가는 지은이란 캐릭터를 완벽하게 연기해줬으니까요. 덕분에 저는 쉽게 따라갔고 작품의 완성도도 높아졌어요. "

글=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사진=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