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과 정부 고위 관료들은 일반 시민들과 달리 식품 담배 전자제품 등에서 각종 '터궁(特供 · 특별히 공급하는 물건)'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숨쉬는 공기까지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

후난(湖南)성에 있는 공기청정기 제조사 위안다(遠大)그룹에 따르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등 중국 최고 수뇌부가 모여 사는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 내부에는 최소 200개의 공기 정화기가 설치돼 있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에 "거실은 물론 회의실 수영장 헬스클럽까지 중난하이의 모든 곳에 공기청정기가 설치돼 있다"며 "공기청정기가 지도자들에게 건강하고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은 인민들에게 축복"이라고 자랑했다.

또 중국 지도자들은 중난하이 밖으로 나갈 때도 공기청정기를 필수적으로 가지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는 "인민들은 오염된 공기와 멜라민 우유를 마시고 있다"며 지도부를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최근 베이징 시내에는 짙은 스모그 현상이 계속되면서 공기 질이 악화됐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정부는 심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부인했다. 저우샤오정(周孝正) 런민대 교수는 "권력자들이 누리는 특별한 혜택이 중국 정치 · 사회 · 환경 문제의 근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