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건 브래들리(미국)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골프챔피언십 시리즈 HSBC챔피언스(총상금 700만달러)에서 이틀 연속 선두권에 포진해 우승 경쟁에 뛰어들자 올해의 선수상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브래들리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올 시즌 유일한 3승자가 돼 강력한 올해의 선수상 후보로 부상하게 된다. 경쟁자는 올 시즌 상금왕에 오른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다. 올해의 선수상은 선수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그러나 미국 PGA투어가 올해의 선수상 투표를 갑작스레 HSBC챔피언스 이후로 연기한 배경을 두고 말들이 많다. 당초 투표는 도널드가 우승을 차지한 가을시리즈 최종전 종료 직후에 실시될 예정이었다. 그럴 경우 마지막 대회에서 웹 심슨(미국)을 제치고 극적으로 상금왕에 오른 도널드의 수상이 거의 확실해 보였다. 포인트로 올해의 선수상을 선정하는 'PGA오브아메리카'에서는 이미 도널드의 수상이 확정됐다.

PGA투어는 HSBC챔피언스도 공식 대회이기 때문에 이 대회를 마치고 투표를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도널드가 우승해 상금왕 타이틀을 확정짓자마자 올해의 선수상 투표를 연기한 것은 도널드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비쳐졌다.

도널드는 미국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우승한 직후 투표 연기 결정이 나왔다"며 "HSBC챔피언스는 미 PGA투어 상금 랭킹에 포함되지 않고 유러피언투어 공동 주관 대회인데,그럼 내가 올해 유럽에서 거둔 성적도 투표에 반영돼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발했다. 브래들리는 이날 2타를 줄여 합계 9언더파 135타로 선두인 프레드릭 야콥슨(스웨덴)의 2타 뒤진 4위를 달렸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