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영웅' 석해균 선장 9개월만에 퇴원
'아덴만 여명작전' 과정에서 총상을 입었던 석해균 선장이 입원한 지 280일 만인 4일 아주대병원에서 퇴원했다. 아덴만 여명작전은 지난 1월21일 해군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해운 소속 선박 삼호주얼리호(1만t급)를 소말리아 인근의 아덴만 해상에서 구출한 작전이다.

이날 오른손에 지팡이를 짚고 아주대병원 회의장에 들어선 석 선장은 "제2의 인생을 얻었고,이제부터는 봉사하며 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퇴원 후 계획에 대해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술부터 한잔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 나를 구해준 해군을 위해 해군에서 정신강화 교육 등을 하며 봉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석 선장은 해적에게 피격당한 직후의 아찔했던 상황을 담담하게 전했다. 그는 "총을 맞고 왼손이 거의 떨어져 나갔다. 그때 여기서 정신을 놓으면 죽는다고 생각해 헬기로 이송되면서도 군의관과 계속 얘기했다. 너무 아파 모르핀을 주든지 차라리 죽여달라고 했다. 병원에 도착해 의사를 보고 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총을 쐈던 아라이 등 해적에 대해서는 "죄는 밉지만 그래도 용서하고 싶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선원들 중 5명은 재승선했지만 2명은 아직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 다시 배를 탈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은 몸이 불편해 배를 탈 수 없지만 완전히 회복된다면 다시 뱃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석 선장의 왼손과 양쪽 다리의 기능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유희석 병원장은 "타인의 도움 없이도 일상 생활이 가능하지만 아직 일반인의 25% 기능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상이 심했던 왼쪽 넓적다리는 80%가량 회복된 상태다.

석 선장을 담당했던 한경진 정형외과 교수는 "2~3년 지나 신경이 회복되는 경우도 있어 영구장애 등 최종적인 기능 평가는 아직 이르다"며 "양쪽 다리도 2~3년 지나면 뛸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석 선장은 광명역에서 KTX를 타고 부산 자택으로 갔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