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사의 날' 프로파일러 1호 특진
"프로파일러는 수사의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사람입니다. "

4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63주년 과학수사의 날 기념식에서 과학수사대상(과학수사부문)을 받고 1계급 특진한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권일용 경감(47)은 과학수사의 최일선에서 활약해온 한국 프로파일러의 대명사다. 감에 의존한 수사가 대세였던 10년 전 프로파일러에 입문,과학수사의 토대를 마련해온 주인공이다. 1989년 경찰에 입문한 이래 유영철 · 정남규 · 강호순 · 김길태 등 연쇄살인범들의 심리 · 행동 유형을 분석하며 '수사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본지 11월 2일자 A33면 참조

'30대 후반에 호감형 얼굴,개인 승용차를 이용한 범행,공범은 없고 안산 지역 거주자'란 분석을 토대로 2006년 경기도 군포시 일대를 뒤흔든 연쇄살인사건을 추적해 강호순을 찾아냈다.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한 고도의 심리전 끝에 연쇄살인범 김길태의 입을 연 것도 권 경위였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프로파일러는 38명.턱없이 부족한 인력이지만 강력 사건이 발생하면 그들은 어디든 묵묵히 달려가는 '홍반장' 역할을 해낸다.

"1년에 3분의 1은 지방에 가서 살아요. 전국구로 활동하는 셈이죠.한 번 내려가면 이틀,사흘은 기본입니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프로파일러들이 모여 한 사건을 분석하다 보면 다른 지역 유사 사건과의 연관성을 알아낼 수도 있거든요. " 예비 프로파일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없느냐고 묻자 농담 반으로 "(어렵고 힘드니)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고 답했다. "현장에 투입되기 전에 5년 뒤 범죄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를 고민하며 변화하는 사회와 범죄를 예측하고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