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ㆍ해운ㆍIT株 '증자 폭탄'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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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부진ㆍ신용 하향 우려에 자본 확충ㆍ신인도 제고 나서
주주가치 희석…재무엔 긍정적
주주가치 희석…재무엔 긍정적
건설과 해운,정보기술(IT) 업체들이 높은 차입금리를 피하고 신용등급 하락을 막기 위해 유상증자에 뛰어들고 있다. 단기적으로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하지만 재무 부담을 줄이고 불투명한 경기에 대응하기 위한 '실탄' 마련이란 측면에선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회사채시장 접근성이 취약한 업종을 중심으로 증자에 나서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불안감 · 신용등급 하락 방어
올 들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 기업들은 대부분 업황 부진으로 신용위험이 높아진 업종에 몰려 있다. 건설업체 중에선 두산건설과 SK건설이 지난 5월과 10월 3000억원과 2000억원을 수혈했다. STX와 한진해운은 5월과 9월 2050억원과 472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들은 모두 신용등급이 'A' 수준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영업 현금흐름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지난 3일 1조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LG전자는 국내 신용등급이 'AA'로 유동성 측면에선 다른 기업들보다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장기외화채권 등급이 투자등급 중 최하단인 'BBB-'(스탠더드앤드푸어스 평가)로 떨어지면서 대외신인도가 악화됐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불안감이 높은 상황에서 실탄을 채우고 가겠다는 의미"라며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하향 조정 압력도 LG전자를 비롯한 기업들의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일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론 기업가치에 긍정적
기업들의 유상증자는 장기적 관점에선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단두연 한국투자증권 채권운용부 차장은 "이자 부담이 높은 상황이라면 채권보다 주식 발행을 통해 재무안정성을 높이는 게 유리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 가치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건설 · 해운업은 종전보다 요구금리가 눈에 띄게 높아져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 조선사도 수주 회복이 늦춰지면서 금융권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
한 증권사 채권분석팀장은 "앞으로 부채비율이 높아 직접차입 또는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은 산업 쪽에서 유상증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채권시장에서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조선 · 해운 · 건설업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실적 불안감 · 신용등급 하락 방어
올 들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 기업들은 대부분 업황 부진으로 신용위험이 높아진 업종에 몰려 있다. 건설업체 중에선 두산건설과 SK건설이 지난 5월과 10월 3000억원과 2000억원을 수혈했다. STX와 한진해운은 5월과 9월 2050억원과 472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들은 모두 신용등급이 'A' 수준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영업 현금흐름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지난 3일 1조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LG전자는 국내 신용등급이 'AA'로 유동성 측면에선 다른 기업들보다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장기외화채권 등급이 투자등급 중 최하단인 'BBB-'(스탠더드앤드푸어스 평가)로 떨어지면서 대외신인도가 악화됐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불안감이 높은 상황에서 실탄을 채우고 가겠다는 의미"라며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하향 조정 압력도 LG전자를 비롯한 기업들의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일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론 기업가치에 긍정적
기업들의 유상증자는 장기적 관점에선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단두연 한국투자증권 채권운용부 차장은 "이자 부담이 높은 상황이라면 채권보다 주식 발행을 통해 재무안정성을 높이는 게 유리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 가치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건설 · 해운업은 종전보다 요구금리가 눈에 띄게 높아져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 조선사도 수주 회복이 늦춰지면서 금융권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
한 증권사 채권분석팀장은 "앞으로 부채비율이 높아 직접차입 또는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은 산업 쪽에서 유상증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채권시장에서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조선 · 해운 · 건설업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