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4일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이동통신 특허권을 남용,반독점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허권과 디자인 침해 여부를 놓고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 등을 벌여온 양사의 갈등이 새로운 영역으로 번지고 있다.

집행위는 성명서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양측에 ‘이동통신 부문표준ㆍ필수 특허 강요와 관련한 정보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삼성전자의 규정 위반 여부를 가리기 위한 통상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달 28일 미국내특허소송 관련 제출 서류에서“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제소한 기술은 특허권자라도 특정 경쟁사가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제할 수 없는 ‘프랜드(FRAND) 기술’” 이라며 “삼성의 소송 남발은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것으로 EU도 관련 조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애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특허권을 남용하고 있는 특허는 3G와 와이파이 등에 필수불가결한 기술이다.

EU는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이 다른 기업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공정 행위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행동이 공정거래 관련 법규 위반으로 인정되면 유럽에서 애플을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EU 측은 이번 조사가 애플 측의 제소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는 확인해줄수 없다고 밝혔다.

독일의 지식재산권 전문가 플로리언 뮐러는 “EU 집행위의 조사는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과 관련해 매우 의미있는 조치”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등 주요 IT 대기업도 공정거래 문제와 관련해 상당한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어 조사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