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여성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롯데그룹에서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과 외손녀인 장선윤 전 상무 등 오너 일가를 제외하면 여성임원은 외부에서 스카우트해온 박기정 이사가 유일하다. 삼성, LG, SK, 현대차 등 다른 대기업에서 여성 임원이 점차 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6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그룹 주요 계열사 임원 회의에서 "앞으로는 여성인력을 잘 활용하는 기업이 성공하는 기업이 될 것" 이라며 "롯데에도 여성 임원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롯데에도 여성 임원이 있긴 하지만 그룹 규모에 비해 너무 적다" 며 "주력인 유통은 물론이고 건설 등 다른 업종에서도 여성들의 섬세한 감각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롯데에 근무하는 여성 임원은 지난해 12월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디자인센터에 영입한 박 이사 뿐이다.

한섬, 쌈지 등을 두루 거치며 상품 기획을 진두지휘한 실력을 인정받아 외부에서 스카우트한 케이스인 박 이사를 제외하고 롯데 계열사에 신입사원 공채로 입사해 내부승진을 통해 임원이 된 사례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외부 스카우트 인력뿐 아니라 내부 승진을 통해 여성 임원이 더 많이 배출돼야 한다는 점을 주요 계열사 임원들에게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의 이 같은 의중을 반영하듯 최근 롯데제과 등 일부 계열사는 여성 임원 후보로 키우기 위해 부장급 여성 인력을 다수 채용했거나 뽑을 예정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국내 다른 대기업보다 순혈주의를 중시해온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 최근 외부 채용이 많이 늘어난 것도 상당한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는 백화점과 할인점, 편의점 등 유통업이 주력인 만큼 여성들의 섬세한 감각과 차별화된 경쟁력이 어느 기업보다 필요한데도 그동안 여성인력 활용에 소극적인 측면이 있었다" 며 "앞으로는 여성인력의 비중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