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 고문 "삼성이 원하는 스펙은…"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고문)이 대학생들에게 스펙만을 중요하게 여기지 말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지혜를 쌓으라고 강조했다.

윤 전 부회장은 삼성그룹 후원으로 4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열정낙서' 강연에 참석해 "자신의 지혜와 선견력을 갖추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기르기 위해선 역사에 대한 지식을 쌓고 배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기업이 원하는 스펙을 갖춘 인재상은 무엇인가요?'라는 학생들의 질문에 그는 "스펙은 기계와 제품에 있는 것"이라며 "스펙 한 두개가 사람의 인생을 결정할만큼 중요한 것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열정낙서는 삼성의 스타급 CEO·임원들 및 삼성 라이온즈 선수, 각 분야의 명사, 셀러브리티들이 지난달 26일부터 서울 전주, 춘천 등 전국을 돌며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경험담과 노하우, 열정의 가치를 전달하는 자리다.

이날은 또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끝판대장' 오승환 선수가 나와 미래를 고민하는 대학생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노력"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대학시절 팔꿈치 부상으로 야구를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야구뿐이라는 생각에 이를 악 물고 수술과 재활치료를 했다"며 "이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하게 됐고, 2009년, 2010년 부진 당시에도 어려운 상황을 이겨냈던 자부심을 가지고 재기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이어 "꿈과 미래를 위해서는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피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 자리를 위협할 만한 역량있는 후배는 누가 있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정현욱, 안지만, 권오준"이라며 "이들은 다른 팀에서도 마무리 투수를 할 수 있을 만한 실력을 갖췄다"며 "열심히 하지 않으면 마무리 투수 자리를 뺏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더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슈가 된 MVP 사퇴설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엔 "최형우라는 든든한 후배, 또 고생한 4번 타자를 위한 마음에서 한 이야기였을 뿐"이라며 "많은 팬들이 내 마음을 알아줄 거라 믿고 오해 없길 바란다"고 답했다.

강단에 선 이노디자인 김영세 대표는 '개성(Individuality)'이라는 주제로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리드하는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 전했다.

김 대표는 "다수의 사람이 아닌 단 한 사람의 마음을 정확히 이해했을 때 수만 명을 감동시킬 수 있는 디자인이 나온다"며 개인역량주의 즉, '한 사람의 가치'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강연에 나선 가수 인순이는 "때를 놓치지 말고 즐겨라.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나는 가수다' 출연 제의가 들어왔을 때 망설였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다시는 이런 설레고 긴장되는 무대에 설 기회가 없을 거란 생각에 도전했고, 지금은 등수에 연연하지 않고 즐기고 있다"고 말해 청춘을 마음껏 즐기고 누릴 것을 당부했다.

오는 9일 오후 6시 전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릴 다섯 번째 열정낙서에는 한국경제 정규재 논설의원, 삼성경제연구소 류한호 전무, 가수 윤상 등이 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