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3년 만에 강성으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새 위원장에 문용문 씨 당선…타임오프 등 노사 갈등 가능성
24년간 위원장 연임 한 번도 없어
24년간 위원장 연임 한 번도 없어
노조는 조합원 4만294명(전체 4만5129명)이 투표에 참여해 문 후보가 과반인 2만760표(51.5%)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고 6일 밝혔다. 중도 실리노선의 이경훈 현 노조위원장은 1만9379표(48.1%)를 얻어 3%포인트 차이로 연임에 실패했다.
조합원들이 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낸 현 집행부 대신 강성 지도부를 선택한 것은 24년 현대차 노조 역사상 연임한 노조위원장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 위원장이 2차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한 같은 중도실리 성향의 홍성봉 후보 측과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것도 선거 패배의 주된 요인 중 하나로 손꼽혔다.
이에 반해 '민주현장' 소속의 문 당선자는 박유기 전 금속노조 위원장을 배출한 민노회 등과 연합해 일찌감치 강성 제조직의 결집에 성공했다.
문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 원상회복,비정규직의 정규직화,주간연속 2교대제 내년도 전면 실시 등 회사가 사실상 수용하기 어려운 공약들을 내놓아 현대차 노사가 다시 긴장과 갈등의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또 해고자 복직,전 공장의 발암물질 전면 조사,상여금 800% 지급 명문화,60세까지 정년연장,퇴직금 누진제 실시 등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 당선자는 기존 집행부가 주도한 상생의 노사관계와 관련, "노사 협조주의는 생산현장만 어렵게 한다"고 말해 파업 등 강경 투쟁을 통해 과거 전투적 노사관계로 회귀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하지만 조합원들이 선거에서 강성 노조를 선택했다고 해서 새 집행부가 파업을 내건 강경 투쟁을 벌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 당선자의 득표율이 중도 실리의 현 위원장과 비교해 3%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 전문가들은 "조합원 평균연령이 40대 중반을 넘어선 데다 파업에 대한 조합원 의식이 이미 예전과는 몰라보게 달라져 있다"며 "강성 기조 속에 중도 실리 성향의 조합원들도 배려하는 노 · 노, 노 · 사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 당선자 임기는 2013년 9월까지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