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명 또 서해 귀순…'해상 탈북' 보트 피플로 이어지나
면밀한 계획을 세워 해상을 통해 남한으로 넘어오는 북한 주민들의 기획탈북이 잇따르면서 관계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 주민 21명이 지난달 30일 목선을 타고 서해상으로 남하하던 중 해군 함정에 발견돼 인천을 통해 입국했다고 관계 당국이 6일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해군 함정은 지난달 30일 오전 3시20분께 인천 대청도 서쪽 41㎞ 해역에서 5t급 목선 한 척을 발견했다. 서해북방한계선(NLL)에서 남쪽으로 37.8㎞ 떨어진 곳이었다.

해군 함정은 당시 인근에서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경비함에 "불이 꺼져 있는 선박이 있으니 검문을 해 달라"고 의뢰했다. 해경은 이 목선에 접근해 북한 일가족 21명이 탄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처음부터 귀순 의사를 밝혔으며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는 탈북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21명 또 서해 귀순…'해상 탈북' 보트 피플로 이어지나
올해 들어 북한 주민이 서해상으로 귀순한 것은 네 번째다. 지난 2월 4명이 귀순한 데 이어 3월과 6월에도 서해를 통해 각각 9명이 넘어왔다. 9월엔 북한 주민 9명이 목선을 타고 일본 해안에 표류했다가 한국으로 인계됐다. 지난달 4일엔 동해 거진을 통해 2명이 귀순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상 탈북은 1~4명이 대부분이었다"며 "이번엔 21명이 한꺼번에 넘어온 데다 평안도 함경도 등 북 · 중 국경 주변에서 황해도 등 이남지역으로 탈북 지역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 체제 불만이 확산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귀순을 당장 대량의 '보트 피플'로 이어질 것이라고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해상 탈북이 갈수록 급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수영/남윤선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