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임금 1% 기부…'나눔운동' 틀 바꾼다
포스코그룹이 매달 부장급 이상 임직원의 임금 1%를 떼 소외된 이웃에 기부하는 나눔운동에 나선다. 개별 회사가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임직원 월급의 일부를 이웃과 나누는 상시 기부시스템을 마련한 것은 포스코가 처음이다.

포스코는 이달부터 정준양 회장과 전 계열사의 부장급 이상 임직원 830명이 자발적으로 기본 임금의 1%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6일 발표했다. 정 회장과 임직원들은 이를 위해 1% 나눔운동에 참여하기 위한 동의서에 지난 4일 서명했다.

포스코그룹은 임직원들의 기부 모금액이 연간 8억7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포스코는 회사 차원에서 본사 임직원의 기부액과 비슷한 3억원을 매칭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전체 기부액은 연간 11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의 1% 나눔운동은 정 회장이 지난 9월 임원회의에서 매달 급여의 1%를 기부할 뜻을 공개한 게 계기가 됐다. 정 회장은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가 포스코 성장의 밑거름이 된 만큼 보답해야 할 사명이 있다"며 월급 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포스코 본사 임원들이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고 다른 계열사 임원들도 힘을 보태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후 포스코와 포스코특수강,포스코파워,포스코엔지니어링 등 계열사 부장급 직원들도 자발적인 참여 의사를 보이면서 월급 나눔이 그룹 차원으로 확산됐다는 후문이다.

포스코 사외이사들도 뜻을 같이했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 등은 4일 열린 이사회에서 매칭 방식으로 나눔운동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포스코는 임금 1% 나눔운동을 통해 마련한 기부금을 매달 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위탁해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이중언어교육 프로그램과 공공 · 복지시설용 스틸하우스 건축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미 한국외국어대 다문화교육원과 함께 전국 200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결혼이주민 170명을 대상으로 이중언어 강사 양성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포스코 임직원들의 월급 나눔운동을 계기로 기업들의 기부가 연말연시에 이뤄지는 1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상시 프로그램으로 정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9월부터 권오갑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급여 1%씩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우림건설,GS EPS,한국조폐공사 등도 비슷한 나눔운동을 벌이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