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제주도에서 열린 '가업승계, 아름다운 바통터치'는 중소기업들이 백년,천년기업의 꿈을 키우는 그야말로 소통의 장이었다. 한경과 중소기업청이 주최해 올해로 3회째 개최한 행사였다. 이 가업승계 캠페인은 그동안에도 상속세제 개편 등 사회적 조건을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해왔다.

주말 제주도에 모인 창업 1세대와 2세대는 서로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교환하며 새로운 도약과 성장을 다짐했다.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제조업인데도 아비의 가업을 잇겠다니 보람을 느낀다"는 1세대의 말에 "아버지의 그늘을 넘어설 수 있을지 부담이 크다"고 2세대는 화답했다. 기업가 정신을 바통터치하는 가업승계란 바로 이런 것이다.

가업승계라고 하면 부의 대물림으로 보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했던 게 바로 우리 사회였다. 그럴 때 기업승계에 새로운 조명을 하고 나섰던 것이 바로 '가업승계, 아름다운 바통터치'였다. 다행스럽게도 중소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도 가업정신은 꼭 필요하다는 쪽으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정부는 중소기업중앙회 내에 가업승계지원센터를 설치했고, 가업승계의 큰 걸림돌이었던 상속세제 개편에도 착수했다. 상속세 면제 한도가 1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확대된 것은 그 결과였다.

사실 가업승계의 부정적 인식은 가족기업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업지배구조 얘기만 나오면 선진국 기업들은 죄다 전문경영인 기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착각이다. 강한 중소기업, 세계적 히든 챔피언이 많은 독일의 경우 가족기업이 70% 이상이다. 가족기업의 경제적 기여도는 영미 국가라고 다를 게 없다. S&P 500 기업의 35%가 가족기업이고, 중소기업들로 내려가면 그 비율은 더 높아진다.

중소기업이 10년간 고용을 유지하면 상속세 전액을 면제하자는 내용의 독일식 상속제도 도입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중소기업의 지속적 성장과 일자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자는 아이디어다. 국회의 신속하고도 전향적인 조치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