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의 세계적 지도자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7일로 93세 생일을 맞았다. 지난 60년 동안 열정적으로 목회해 온 그레이엄 목사는 죽으면 천국에 간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도 그동안 노년과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가 최근 30번째 저서를 내놓았다. 제목은 '홈런타자 그레이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홈을 앞두고(Nearing Home)’. 그레이엄 목사는 이 책에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늙는 것과 싸웠다”고 회고하고 성경구절을 인용한 것은 물론 돈 문제 등 다양한 조언을 했다.

그는 “늙는다고 자각할 때부터 끈질기게 운동을 했으며 과로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면서 “내가 환영한 전환기는 아니었고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해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레이엄 목사의 이번 저서는 베이비 붐 세대가 노년기에 접어드는 시기에 나온 것으로 적지 않은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평소 죽기 전에 마지막 설교를 하고 싶다는 말을 해왔는데 이 책에서 중요 테마는 마지막 설교와 같은 냄새를 풍기고 있다.

성경에서 나이드는 것과 죽음과 관련된 구절을 거론하면서 그는 독자들에게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회사가 준비한 은퇴 플랜을 충분히 이용하라. 그리고 어쩔 수 없는 비상사태에서만 은퇴 자금을 빌려 사용하라”는 아주 구체적인 조언도 하고 있다.

그레이엄 목사는 그러나 목사답게 “이 세상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마지막 집인 하늘나라에 간다”는 말을 잊지 않고 있다.

노목사의 이 같은 조언은 베이비 부머들에게 당장 솔깃한 말이 될 수 없겠지만 과거 60년 동안 미국 개신교계에서 가장 유명한 목사의 충고라는 점에서 다른 어떤 조언 보다는 무게가 실린 것이 사실이다.

그레이엄 목사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부터 현직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을 만나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은 물론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활동했다.
 
이처럼 그가 오랫동안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던 것은 본인이 장수한 것은 물론 그의 성실성에도 그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유명 목사들이 도덕적 문제와 금전 스캔들로 낙마하는 가운데 그레이엄 목사는 개신교 지도자로 자리를 지켜왔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