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진 회장 "해외시장 공략 위해 결단"
◆왜 팔았나
회사 측은 이번 매각배경에 대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더 키우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한식 세계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외식문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장기적 전략 차원에서 모건스탠리PE를 새로운 대주주로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도 이날 전화통화에서 "부쩍 성장한 놀부가 세계적인 외식기업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해 용단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영권을 인수한 회사가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곳이어서 자금력과 해외시장 정보력이 강화되면 놀부의 해외시장 공략은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변에서는 "59세의 나이에 경영권을 넘긴다는 것은 한국 기업풍토에서 아주 이례적인 것"이라고 의아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아직 30대인 외동딸(정지연 부사장)이나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사위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여건도 무르익지 않았고,이 때문에 김 회장이 올 들어 회사의 미래 구도를 놓고 심각한 고민을 거듭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올 하반기 들어 부쩍 회사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각의 주된 이유가 상속 부담이라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 김 회장은 "소설 같은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회사 매출이 꾸준한 데다 지난해 36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정도여서 자금난은 없었지만 김 회장 측의 특별한 자금소요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회장이 건강문제로 결단을 내리게 됐다는 관측도 있다. 한 측근은 "3년 전 계단을 헛디뎌 다리 부상을 입었는데,아직도 완치되지 않아 계단 오르기가 불편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향후 경영은
김 회장은 "당분간 저와 임직원들의 위상은 변하는 게 없다"며 "기존처럼 회장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사업 파트너쪽에서 전문경영인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렇게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30대에 서울 신림동에서 개인 음식점을 창업,50대에 직원 500명을 둔 프랜차이즈 외식업체 대표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46세에 대학에 들어가 2006년 관광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을 때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은 '공부광'이기도 하다.
강창동 전문기자/좌동욱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