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년째 발표해온 KCSI(한국산업 고객만족도) 조사는 100여개 산업, 35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산업에 따라 한 기업이 1위를 독주하기도 하고 전통적 강자가 신규 기업에 선두를 내주고 쇠락하는 경우도 있다.

우선 내구재의 경우 세탁기, 냉장고, 가정용 복합기 등 가전 산업에서는 삼성전자와 타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냉장고(삼성 7회, LG 6회), 세탁기(삼성 9회, LG 6회)와 복합기(삼성 7회, HP 5회) 산업의 경쟁 강도가 높다. 이 외에도 타이어(금호 8회, 한국 6회), 부엌가구(에넥스 7회, 한샘 5회) 산업도 전통의 두 경쟁사 간 선두다툼이 치열하다.

반면 일반승용차(현대자동차), 이동전화 단말기·TV(삼성전자), 복사기(후지제록스), 전기밥솥(쿠쿠), 피아노(영창악기) 산업에서는 선두 기업의 장기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김치냉장고 부문은 위니아만도가 10년 동안 지켜왔던 선두 자리를 올해 처음 삼성전자에 내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소비재에서는 세탁세제(CJ라이온), 정장구두(금강제화), 여성 내의(신영와코루), 참치캔(동원F&B), 남성정장(제일모직), 화장지(유한킴벌리) 산업은 선두 기업이 장기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소주 산업은 금복주 진로 두산이 접전을 벌이고 있고 비스킷 산업은 크라운 오리온 해태 롯데 등이 1위를 번갈아 하고 있다.

서비스업은 자동차보험(삼성화재)과 대형서점(교보문고), 종합레저시설(에버랜드)의 산업 독주가 눈에 띈다. 생명보험(삼성생명), 편의점(GS25), 유선전화(KT), 이동전화(SK텔레콤), 종합병원(삼성서울병원) 등도 선두 기업이 10회 이상 1위를 거두며 2위권 기업을 멀찍이 따돌리고 있다. 은행(KB국민은행), 백화점(신세계백화점), 피자전문점(미스터피자) 산업에서는 신규 강자가 점점 산업 내 고객만족 경영의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

공공서비스에서는 우정사업본부가 13년간 독주하고 있지만 지하철 산업은 그 누구도 선두기업이라고 자부할 수 없을 만큼 순위 바꿈이 잦다. 20년간 축적돼온 KCSI 조사 결과를 보면 각 기업의 고객만족을 향한 노력이 보인다. 순위와 고객 만족 수준의 변화에 기업의 성쇠까지 판가름할 수 있고 산업 내 치열한 경쟁 구도를 읽어낼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업들의 고객 만족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