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연금저축은 가입자의 노후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금융상품 이상의 중요성이 있다. 가입기간과 수익금 지급기간이 대부분 최소 10년 이상에 이른다는 점에서 ‘초장기 투자’라고 할 만하다. 투자기간이 긴 만큼 연금저축에는 다른 금융상품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특성이 있다. 바로 금융기관 간 이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금저축은 세제상 불이익 없이 가입자가 자신의 투자금을 다른 금융사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 처음 선택했던 상품의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가입한 금융회사의 안정성이 의심스럽다면 다른 금융사의 상품으로 이전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연금펀드로의 이전 늘어나는 추세

절차는 그렇게 까다롭지 않다.

예컨대 A금융회사에서 가입한 연금저축을 B금융회사로 이전하고 싶으면 먼저 B금융회사를 방문해 해당 금융사의 신규 통장을 개설해야 한다. 그리고 A금융회사를 방문해 계약 이전 신청을 하면 된다. 이후 금융회사 간 계약 이전 처리가 완료되면 고객은 새로 이전한 B금융회사를 방문해 계약 이전 사실을 확인하면 된다.

최근 예금 금리가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되면서 연금저축 가운데 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증권사 연금펀드로 계약을 이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현황을 밝히자면 올 들어 다른 금융사에서 계약을 이전해 온 투자금은 263억원(1892건)이었으며, 다른 금융사로 이전한 금액은 44억원(292건)으로 연금저축 펀드로의 이전이 크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계약 이전을 할 때는 각 금융회사의 과거수익률 및 해약 환급금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금융회사별로 조금씩 다른 안내사항 등도 꼭 참조해 계약 이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다만 법 개정 전인 2001년 이전에 가입한 개인연금은 2001년 이후의 연금저축으로 전환할 수 없다. 법 자체가 다른 데다 비과세 규정 등 세부사항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종신연금을 2001년 이전에 가입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울러 이미 연금 지급이 시작된 경우에도 다른 상품으로 이전할 수 없다.

연금저축을 수령하거나 중도에 해지할 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연금수령시 5.5%의 연금소득세와 매년 받는 연금액이 600만원을 초과하면 초과된 금액은 종합소득세와 금융종합소득세 가산 대상이라는 것이다. 중도해지시 22%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되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또 5년 이내에 해지하면 2.2%의 해지가산세가 부과돼 중도해지할 때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과거 운용 내역으로 이전 대상 골라라

그렇다면 이전 대상 상품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우선 자신의 투자성향을 제대로 분석해 봐야 한다. 운용기관에 따라 운용 전략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보험 및 은행에서 판매하는 연금보험이나 연금신탁은 최저보장이율 등으로 원금보장이 돼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수익률이 낮다. 증권사의 연금펀드에 가입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지만 운용방식에 따라 수익이 유동적일 수 있다. 안정성을 선호한다면 보험 및 신탁에 가입하는 것이 좋고 수익성을 추구한다면 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좋다. 펀드 내에서도 채권형, 혼합형, 주식형 등 다양한 상품이 있는 만큼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상품을 선정해야 한다.

운용 금융업체의 과거 운용성과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특히 연금보험은 최저보장이율과 세부 보장 내용을 점검해야 한다. 수익률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연금펀드는 운용 규모와 과거 운용성과, 해당 자산운용사의 건전성 등도 살펴야 한다.

판매회사의 현황도 알아봐야 한다. 연금저축은 10년 이상 장기 상품인 만큼 장기적인 자산관리에 강점이 있는 판매사와 거래해야 한다.


◆연금저축 이전 이벤트 노려볼까

고령화에 따라 사적연금인 개인연금저축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소득공제 한도가 올라가는 등 절세 효과 확대로 연금저축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저금리로 수익률이 떨어지고 판매회사의 자산관리에 불만을 느끼는 투자자들도 늘어나면서 연금저축 간 계약 이전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연금저축을 이전하면 다양한 사은품을 제공하거나 혜택을 주는 판매사들이 많으므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말까지 연금펀드로 계약 이전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100만원 상당의 사은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월 25만원 이상을 납부하는 연금저축을 이전하면 1만원 상당의 사은품도 지급한다.

미래에셋증권도 올해 말까지 400만원 이상 연금저축을 이전하면 추첨을 통해 400명의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공한다. 500만원 상당의 순금골든바, 3D TV, 아이패드2, 백화점상품권 등이 사은품으로 나왔다. 박진환 한국투자증권 WM컨설팅부 부장

박진환 < 한국투자증권 WM컨설팅부 부장 eddypark@truefriend.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