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했지만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모멘텀으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 사태 확산 기조와 신용평가사의 등급 조정이 후행적이란 점 등에서 이번 호재가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이 미미했다고 분석했다.

8일 오전 11시2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5포인트(0.12%) 떨어진 1916.85를 기록 중이다. 소폭 오름세로 장을 출발했으나 수급 주체들의 관망세 확산과 함께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 조정됐다는 사실은 긍정적이지만 이는 상징적인 조치에 그쳤다"며 "해외자본 조달비용 하락 등 실질적인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그리스에서 이탈리아로 전이되고 있다는 부정적인 대외상황이 호재를 상쇄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등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가 이탈리아로 확산되고 있어 한국 신용등급 전망 상향의 긍정적인 영향력이 상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신흥국가 재정이 상대적으로 건전하다는 점은 이미 시장에서 인지하고 있던 사안"이라며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넘어선 현 상황에서 신용등급 전망 상향 조정이 추가적으로 강한 외국인 매수세 유입을 이끌 만한 요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신용등급은 'A+'로 유지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