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내기주들의 공모가가 희망가를 훌쩍 뛰어넘어 확정되고 있다. 낮아진 공모가 밴드로 인해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 상장한 테라세미콘은 애초 희망가를 1만~1만2000원에 제시했었다. 하지만 수요 예측결과 공모가는 이를 넘어선 1만3500원에 확정됐다. 총 223개 기관 투자가가 참여한 수요예측 결과는 18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날 상장한 신흥기계씨큐브도 마찬가지다. 신흥기계는 주당 7000~7700원에 공모가를 희망했지만 수요예측 결과 8500원에 확정됐다. 씨큐브도 희망가를 4200원~5000원에 제시했지만 5750원에 공모가가 결정됐다.

상장 예정인 기업들이 애초에 공모가 희망밴드를 낮게 제시하는 경우는 대외 변수로 증시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한국거래소가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에 이를 권유하기도 한다.

오는 18일 상장예정인 쎄미시스코의 공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당초 공모 희망가를 9000원~1만원에 제시하려고 했지만 거래소의 압박으로 7000~8000원으로 낮출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낮춰진 공모가로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시작한 결과 공모가는 이보다 높은 9500원으로 결정됐다.

한국거래소 담당자는 "최근 증시가 불안한데다 코스닥시장의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상장 심사때 공모가를 유심히 보고 있다"며 "한때 공모가가 높게 책정되면서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상장을 승인한 이후에는 관여하지 않지만 심사할 때는 공모가 밴드가 과할 경우 낮추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흥행몰이에 성공한 새내기주들은 상장 이후에도 주가 흐름이 긍정적이다.

테라세미콘은 지난 1일 상장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타 최근 공모가 대비 2배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새내기주 신흥기계는 공모가 대비 두 배 수준의 가격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오후 1시50분 현재 이보다 4.06% 급등하고 있다. 씨큐브는 현재 4% 이상 떨어지고 있지만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2% 가량 높은 수준에 형성된 덕을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외 변수로 불안정한 장세가 이어지다보니 영업가치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증시에 입성하는 새내기주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이러한 종목을 주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권고했다.

그는 다만 "지난 8월에 상장한 한 업체의 경우 예상보다 공모가가 낮자 기관들이 공모물량을 대부분 가져가면서 논란이 됐었다"며 "일반 주주들에 대한 혜택을 더 늘려야 공모 시장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