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은 왼발 쪽에…클럽 오픈하고 과감하게"
아니카 소렌스탐이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 지적한 점은 한결같이 한 가지 어프로치샷만 구사한다는 것이었다. 앞핀이든 뒤핀이든 칩샷 하나로 해결하고 있는 것에 대해 변화를 요구했다.

소렌스탐은 높게 띄우는 어프로치샷을 연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가대표들이나 아마추어 골퍼들은 높게 띄우는 어프로치샷을 약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린 주변에서는 굴려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이론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린의 상태나 볼이 놓여져 있는 라이 등에 상관없이 그린 주변으로 오면 무조건 굴려쳐야 한다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국가대표인 고민정(부산외대1)은 소렌스탐에게 "52도 웨지를 사용해서 어프로치샷을 하면 '런(run)'이 일정하지 않다. 어쩔 때는 너무 많이 구르고 어쩔 때는 바로 서버린다.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소렌스탐은 주로 칩샷으로 핀을 공략해온 고민정에게 "볼을 띄워서 그린에 떨구는 어프로치샷을 해보라"고 했다. 고민정은 평소 그런 식으로 어프로치샷을 해보지 않는 탓인지 몹시 낯설어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높게 띄운 어프로치샷은 그린에 볼이 떨어진 뒤 훨씬 더 안정적으로 홀에 접근했다.

주니어 선수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골퍼들은 띄우는 어프로치샷은 어렵고 실수가 잦을 것으로 생각하곤 한다. 국가대표인 김지희(육민관고2)는 아예 띄우는 어프로치샷을 잘 못하겠다고 얘기했다.

소렌스탐은 띄우는 어프로치샷을 위한 기본적인 자세부터 점검했다. 가장 많이 지적한 부분은 볼의 위치였다. 김지희의 어드레스를 본 소렌스탐은 볼 포지션이 너무 가운데 쪽으로 들어와 있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볼의 위치를 (오른손잡이의 경우) 왼발 쪽으로 더 보내도록 요구받았다. 소렌스탐은 볼의 위치를 왼발 뒤꿈치의 안쪽과 맞추도록 했다. 아울러 볼이 몸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점도 교정해줬다.

김지희가 교정받은 후 어프로치샷을 하자 "과감하게 스윙을 더 해줘야 볼이 훨씬 더 높게 뜨고 부드럽게 그린에 안착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김지희는 다음 샷에서 볼이 거의 홀인될뻔한 멋진 어프로치샷을 선보여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류고운 선수는 양발을 거의 나란히 한 채로 어프로치샷을 하고 있었다. 소렌스탐은 왼발을 약간 오픈해주고 왼발을 뒤로 조금 빼도록 가르쳐줬다. 클럽은 오픈해주고 조금 더 볼을 높게 띄우기 위해서는 손목과 어깨를 쓰라고 했다.

소렌스탐은 띄우는 어프로치샷에 대해 '높고 부드럽게(higher and soft)'란 말을 자주 사용했다. 그리고 편한 샷보다 불편한 샷 연습을 많이 하라고 주문했다. 소렌스탐은 "연습할 때는 좀 더 과장해서 연습하며 다양한 샷을 구사하라"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