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가 불안한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설 등이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유포되면서 투자가들의 불안을 키웠다.

8일 코스피지수는 장 후반 낙폭을 키워 이틀 연속 하락했다.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엎치락뒤치락하던 지수는 장 후반 기관과 개인 매물이 추가로 출회되면서 낙폭을 확대, 한때 190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선 이날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설과 노무라홀딩스의 유럽채권 상각 손실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임박설 등의 루머가 투자심리 불안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변수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증시 상승으로 가격 부담을 느끼는 투자가들의 걱정을 루머가 부채질했다는 설명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는 10일 옵션만기일이 다가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한편 이날 오후에 유포된 루머에 매도 심리가 가열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일본 증시와 함께 한국 증시 낙폭이 커지면서 노무라홀딩스의 유럽채권 상각 손실설이 불거진 것으로 풀이된다"며 "비교적 자주 거론되는 북한 관련 루머와 미국 전력회사 다이너지홀딩스의 파산보호신청 소식 등이 함께 전해져 불안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대외 불확실성 진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증시 추가 상승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면서 루머와 일부 부담을 느끼고 있던 매물이 맞물리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루머는 환율 시장에서도 힘을 발휘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1원(0.37%) 상승한 1121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제한적인 하락세를 나타내던 환율은 후반 들어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승지 삼성선물 외환연구원은 "유로·달러 환율 하락과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설이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 막판 상승했다"며 "루머가 단기적인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정인지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