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부유해졌지만 매일40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자살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다고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방송은 서울 남산 옛 안기부 터에 자리 잡은 자살 예방 콜센터의 모습을 소개하며 한국에서 자살 시도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는 상담원들의 말을 전했다.

세계 12위 경제 대국인 한국에서 자살률이 치솟는 이유는 한국사회가 지난 40년간 성공이란 단 하나의 목표에 매달려 전통적 가치를 모두 잊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홍강의 서울대 교수(소아정신과)는 “어렸을 때부터 돈과 성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다 보니 좋은 성적,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얻지 못하면 실패했다고 느끼게 되고, 부모 역시 '너는 내 자식이 아니다'는 식으로 행동한다”고 지적했다.

BBC는 또 지금까지 스무 번 넘게 자살을 시도했다는 21세 환자의 사례를 통해 한국사회가 그간 자살의 원인을 개인의 약한 의지 탓으로 돌리다가 최근에야 상담과 치료가 일반화됐다고 밝혔다.

최근 정신과에 대한 사회적 금기가 약화돼 자녀들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하는 부모가 늘었지만, 이 또한 주의력 결핍과 행동장애(ADHD) 약물을 처방받아 더 좋은 성적을 받게 하려는 목적이 대부분이라고 홍 교수는 말했다.
 
이 방송은 자살 예방 운동가들의 말을 인용, 국회와 정부도 최근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예산을 본격 투입하기 시작했으나 고속 성장을 이뤄낸 한국사회에 자살은 뿌리깊은 문제여서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