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대체로 부진한 성적을 내놓은 국내 기업들이 4분기엔 웃을 수 있을까.

9일 <한경닷컴>이 우리투자증권에 의뢰해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집계된 371개 기업 중 지난 4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152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104개(68.4%) 기업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거나 부합하는 수준정도에 그친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컨센서스보다 5% 넘는 '깜짝실적'을 낸 회사는 31.58%인 48개 회사로 집계됐다. 반면 컨센서스 대비 5% 넘게 낮은 영업이익을 발표, '실적 쇼크'를 맞은 회사는 44.74%(68개)에 달했다. 발표한 실적이 예상치 대비 5% 안팎 수준에서 부합한 회사는 23.7%인 36개 회사였다.

특히 예상치 못한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실적시즌의 막을 연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3분기 성적표는 더욱 빛이 바랬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4조2529억원을 기록해 3조3460억원 수준으로 형성된 컨센서스를 27.1%나 웃돌았다.

152개 회사의 3분기 총 영업이익 잠정치는 21조1247억원으로 당초 전망치 20조9916억원보다 0.6%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덩치가 큰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총 영업이익 규모는 컨센서스에 4.4% 미달한 16조8718억원으로 줄었다.

순이익을 보면 실적 부진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152개 회사의 3분기 순이익 잠정치는 14조517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 16조8916억원을 16.8% 하회했다. 삼성전자를 빼면 컨센서스보다 5분의 1(22.7%) 이상 미달한 13조7325억원을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이 부진한 실적과 대외변수 불안으로 실적 랠리가 나타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깜짝실적'을 거둔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일부를 제외하면 3분기 실적은 신통치 않았다"며 "정보기술(IT)주의 경우 연말 미국 소비 수요 개선 기대가 살아있고 자동차의 경우 세계 시장 점유율 수성에 대한 기대 등으로 시장을 지지하는 모습이 나타났는데, 이번주가 중소형주 실적 발표 시기임을 고려하면 중소형주들의 수익률 게임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3분기 실적시즌 마감이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이후 시장의 관심은 4분기 실적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다만 8∼9월 급락장과 3분기 실적시즌을 거치면서 4분기 실적 전망치가 급격히 하향 조정됐고, 추가적인 감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371개 기업의 4분기 순이익 전망치 컨센서스는 22조2798억원으로 3분기 컨센서스(16조7151억원) 대비 개선세를 나타낼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와 세계 경기 침체 불안으로 증시가 급락하기 전인 지난 8월 1일 당시(26조4520억원)보다 15.77% 감소한 규모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3분기 실적 부진은 이미 시장에서 어느정도 예상했던 사안"이라며 "통상 한 해 중 4분기 실적이 가장 부진하지만 순이익 전망치 기준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기업이익이 점차 개선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점은 긍정적"이라고 관측했다.

배 연구원은 "4분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우려와 함께 애널리스트들의 기업실적 전망이 엇갈리면서 전망치 하향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의 눈]3분기 실적시즌 신통찮네…4분기는?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