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긴축정책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관련주가 동반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중국 소비확대 수혜 대표주자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이유는 국내 실적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입을 모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전날 3분기 영업이익이 765억75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5%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6227억7600만원으로 9.3%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637억7700만원으로 33.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윤효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사업부 성장률이 8.8%에 그치고 영업이익률도 1.4%포인트 하락한 14%를 기록했다"며 "이는 수익성 높은 방문판매 채널 성장률이 9월 이후 둔화돼 2.8%에 그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태희 동부증권 연구원도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국내 방문판매 성장률이 2.8%에 그쳤다"며 "매출액 성장률은 지난 2008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한자릿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최근 부진한 실적을 감안할 때 현 주가는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6개월간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코스피 대비 28%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했었다.

윤 연구원은 "현 주가는 2012년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22배 수준"이라며 "2분기 이후 실적 감소세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앞으로는 추가 상승하기보다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투자의견도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135만원에서 130만원으로 내려잡았다.

대우증권도 "아모레퍼시픽이 예상치를 밑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올해와 내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각각 8.5%, 5%씩 하향 조정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45만원에서 13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최대 투자포인트로 여겨지는 중국 사업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 3분기 중국법인 매출액은 전년 대비 27% 성장한 463억원, 영업이익은 156% 급증한 69억원을 기록해 예상치를 웃돌았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분기 7%에서 올해 15%로 개선됐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방문판매 사업이 성숙기에 진입해 성장둔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평균 25% 이상 성장하고 있는 중국사업은 올 매출액이 1800~1900억원에 육박하면서 사업성과가 가시화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했다.

김혜림 현대증권 연구원은 "마몽드와 라네즈 등 기존 브랜드의 백화점 및 전문점 채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다 추가 브랜드 및 채널 확대로 중장기 중국 성장성이 견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중국에서 방문판매사업을 위해 11개 AS센터와 100~150여명의 판매원을 통해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관계사인 이니스프리는 내년 상반기 중국시장 런칭을 목표로 품목 허가 중에 있다.

김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중국과 아세안지역 등 아시아지역 성장에 따른 해외법인 실적 호전으로 이익 성장성이 양호해 중장기 투자매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37분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전날 대비 3만원(2.40%) 떨어진 12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 씨티그룹, 노무라 등 외국계 증권사가 매도 상위 창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