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롭게 출시한 슬레이트PC 시리즈7은 휴대성이 좋은 'PC'일 뿐 '태블릿'은 결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9일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 사옥에 위치한 딜라이트 홍보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시리즈7을 국내에 선보였다.

이 자리에서 IT솔루션 사업부의 남성우 부사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휴대성과 PC의 강력한 기능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제품을 고민하다 시리즈7을 만들게 됐다"며 "기존 태블릿과 형태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제품"이라고 밝혔다.

특히 "무선사업부에서 만드는 갤럭시탭과 경쟁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면서 "유저 시나리오가 다르고, 태블릿이 아닌 노트북PC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현식 한국총괄 상무는 "이름을 슬레이트PC라고 명명한 것도 제품이 가진 특징은 강조하되 소비자들이 자칫 태블릿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결국 무게를 860g으로 줄여 태블릿PC처럼 이동하면서 멀티미티어 콘텐츠를 쓸 수 있도록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PC에 바탕을 둔 제품이라는 얘기다.

앞서 지난 8월 PC사업을 담당하던 IT솔루션사업부가 슬레이트PC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태블릿 시장에 가세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업계에서 나왔다. 무선사업부와 별개로 태블릿을 출시해 한 회사 내에서 경쟁관계를 형성하는 모양이라는 분석이 높았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태블릿이 아닌 PC의 일종"이라며 선을 그었고, 이번 제품 출시를 통해 다시 한번 무선사업부의 태블릿과는 관련이 없음을 강조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날 선보인 시리즈7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7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인텔 코어 i5 CPU에 4GB 메모리를 탑재, PC와 동일하게 문서 작업을 하는 등 강력한 컴퓨팅 기능을 제공한다.

삼성전자의 패스트 스타트 기술을 적용해 초기 부팅시간 15초, 슬립 모드에서 작업모드 전환시간 2초 등 기존 노트북PC 대비 부팅 시간을 최대 2배까지 단축했다.

11.6형 슈퍼 브라이트 플러스 디스플레이(170도 광시야각, 400니트 밝기)를 장착해 햇빛 아래에서도 인터넷, 문서작업, 생생한 영화감상이 가능하다.

태블릿 터치입력은 물론 노트북PC의 키보드 입력, 스타일러스펜 입력까지 지원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입력방식으로 편리한 사용환경을 제공한다"며 "특히 기존 스타일러스 펜과는 차원이 다른 와콤 펜을 지원해 mm 단위의 정교하고 섬세한 필기감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인기 앱을 한번의 클릭으로 바로 접속해 실행할 수 있는 '런처 모드' 화면에서 구글 모양의 숫자를 터치로 입력해 로그인할 수 있는 '로그인 화면' 등 차별화된 기능도 지원한다.

슬레이트PC 시리즈7의 국내 출시가는 179만원이다. 제품 구입시에는 와콤 스타일러스 펜, 도킹스테이션, 블루투스 키보드가 포함돼 있으며, 전용 케이스와 무선 마우스가 사은품으로 제공된다.

한편 세계 슬레이트PC 시장은 내년 500만대, 2015년에는 3300만대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