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은 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레짐 체인지와 A.C.E.의 시대'라는 주제로 제8회 미래에셋증권 투자포럼을 개최하고 내년 핵심의제와 투자전략을 제시했다.

황상연 리서치센터장은 "1930년대 이후 두 번의 주식시장 침체는 새로운 금융질서, 이른바 '파이낸셜 레짐'(브레튼우즈 체제, 신자유주의)이 세계를 교차적으로 지배하는 계기가 됐다"며 "우리는 다시금 레짐 교체의 불확실성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에서는 더욱 몸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새로운 규제의 국면 속에서 은행의 수익은 과거에 비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실물경제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황 센터장은 "1990년대 초 노르딕 3국(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의 위기에서 은행권은 최대 총자산의 7%에 달하는 충당을 쌓아야만 했다"며 "현재 세계 은행권의 총대출 자산 100조 달러 중 PIGS국가의 국채는 약 3.6%를 차지하며 이 중 그리스의 경우 0.4%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숫자는 현재의 유럽 위기가 총량의 위기라기보다는 자금흐름의 위기이자 신뢰의 위기라는 판단이다.

그는 "충격적인 주가급락 시점의 주가수준은 이후 많은 변동성에도 확고한 저점을 제공해 준다"며 "현재 급락의 저점을 경과했는가와 주가수준의 기반을 이루는 이익의 하향이 충분한가라는 것의 확신이 수반된다면 이번 위기는 또 한번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금융업종의 비중이 작아 다른 국가보다 안정감을 주는 측면이 있고, 역사적으로도 현재의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수준은 가격 매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여러가지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낮은 주가수준만이 투자판단의 근거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 센터장은 "올 들어서만 거의 20%가 하락한 일본 증시에서도 2년간 5배에 가까운 주가상승을 경험한 기업들은 이른바 소셜게임업체"라며 "세계적으로 1억5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이들은 연간 4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리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신영역을 수익의 근간으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2012년의 핵심의제는 'ACE'가 될 것으로 봤다. △노령화(aging) △콘텐츠(contents) △교역과 환율, 정책의 교체(exchange) 등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류승선 투자분석실장은 "2012년 주식 및 채권의 제한적 강세가 예상된다"며 "선진국은 생산성 둔화 및 인구구조 변화, 신흥국은 수출에서 내수로의 경제체질 변화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투자유망업종으로는 정보기술(IT)를 꼽았다.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등 IT산업의 재고순환 사이클이 2012년 상반기 말 저점을 형성한 후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2012년 예상 주당순이익(EPS) 증가의 44%를 IT업종이 주도할 것으로 봤다.

투자유망종목으로는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 현대백화점 현대위아 롯데쇼핑 만도 이마트 등 IT 및 소비재 기업과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NHN 호남석유 현대백화점 등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 등을 갖춘 기업들을 제시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